[경기시론] 동장 주민추천제, 한 걸음씩 마을민주주의로 나가자
[경기시론] 동장 주민추천제, 한 걸음씩 마을민주주의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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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 주민추천제가 수원시, 세종시, 공주시, 울주군 등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미 금천구, 광산구에서는 한 차례 실행을 완료했다. 현재 여러 시, 군에서 추진되고 있는 동장 주민추천제는 희망하는 공무원 중에서 1인을 주민이 선택해 추천하고, 추천된 사람을 시장(혹은 군수)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완전 개방형으로 민간 전문가를 공모하여 동장을 선출하였던 금천구의 실험과 비교하면 후퇴하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방식의 주민추천제도 잘 운영해 나간다면 마을민주주의로 나가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먼저 시장의 인사권을 주민이 되찾아 자치권을 확대할 수 있다. 마을행정을 책임지는 동장을 주민이 추천하고, 시장이 임명하는 이 제도가 정착되어 두세 차례 반복된다면 주민 자치의식과 능력이 크게 성장할 것이다. 내 손으로 동장을 선택한다면, 마을 일을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참여하려고 시간을 낼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화는 임명직 동장이 아닌 추천된 동장과 주민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과 소통활성화다. 동장 추천인단으로 참여하고, 동장 희망자가 제출한 동 운영계획서를 검토하고, 토론회에 참석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주민의 요구가 분출할 것이다. 바보가 아닌 동장 희망자는 이러한 주민요구를 잘 파악하고, 향후 동 운영에 반영하려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동장과 주민의 소통은 활성화될 것이다. 나아가 주민 추천을 통해 임명된 동장은, 추천과정을 복기하면서 향후 동의 비전과 추진전략, 사업 등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주민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려고 할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후보자와 유권자와의 소통과정을 떠올릴 수도 있고, 공약을 만드는 과정이나, 당선 후 그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유권자와 소통하려고 노력하는지가 당선자의 제1의 의무가 되고 있음을 상기해보라. 동장과 주민과의 관계가 재설정되고, 소통이 활성화되면 마을행정이나 마을공동체를 복원하는 활동도 주민주도와 자치를 중심으로 변화되어 나갈 것이다.

다음으로 책임행정이다. 부임하자마자 언제 떠날지 모르는 임명직 동장과 다르게 2년(혹은 4년)의 임기를 보장받고 동장 역할을 하면서, 그 성과에 따라 평가를 받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태도로 동장의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동 주민이 선택하였기에 주민의 지지를 활용하여, 소신껏 동 변화를 시도해 나갈 수 있다. 추천과정에서 주민과 약속한 내용을 근거로 갈등현안이나 동의 묵혀둔 문제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열거한 기대효과는 여전히 미래형이며, 희망사항으로 끝날 수 있다. 자치는 주민의 치열한 요구와 기득 권력과의 싸움 속에서 얻어질 때, 올바로 실현된다. 시장이나 군수로부터 주어지는 자치는 그들의 선한 의지와 상관없이 지속되기 어렵다.

자치의식과 능력은 실천을 통해 성장한다. 지금부터라도 주민이 나서서 주민추천제의 추진방식과 진행과정을 이끌어 가야 한다. 행정이 설계하고 계획한 틀에 손님으로 참여하지 말고 주인답게 의견을 밝히고, 의견을 모으고, 그 의견을 관철시켜야 한다. 예비 동장이 제안하는 동 운영계획서를 받아 보기 전에, 주민이 먼저 동의 비전과 발전계획을 제안하여 수용토록 요구해야 한다. 동장 추천과정에서 주인답게 마을 문제를 토론하고, 대안을 마련해나가야 한다. 추천된 동장과 함께 마을 일을 기획하고, 실행해 나가며, 주어진 자치를 주민의 자치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동장 주민추천제가 마을민주주의로 나가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유문종 경기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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