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줄 새는 버스 지원금, 준공영제 갈 길 멀다
[사설] 줄줄 새는 버스 지원금, 준공영제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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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버스 파업을 막기 위해 준공영제 확대 카드를 내놨다. 시민들의 교통복지를 위한 공공성 강화 명분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울, 인천 등 전국 8개 광역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방식 그대로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혈세만 낭비할 수 있어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준공영제는 운행 계획이나 노선, 운송 수익금 등은 공공이 관리하고 버스 운영은 민간 회사들이 맡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버스 업체의 적자분을 지자체가 메워주는 제도다. 버스 한 대를 하루 운행하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 연료비, 기타 경비 등을 합쳐 ‘표준운송원가’를 정한 뒤 이 금액을 기준으로 지자체가 업체에 지급할 재정 지원금을 정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운영비 과다 계상, 근무하지 않는 ‘유령 직원’ 등록 등 인건비 빼먹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광역지자체가 지난해 지급한 지원금 합계가 1조원에 달하지만 관리 부실이 심각하다.
서울시가 적자를 보전해주는 준공영제 버스회사 주주들이 지난해 2억~25억원대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가 서울 시내버스 41개사에 대한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5곳이 배당금을 총 197억원 지급했다. 25개 업체 중 상당수는 얽히고설킨 상호출자로 엮여있다. 특정인과 특정회사가 여러 회사의 배당금을 타가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총 1천80억원의 지원금을 버스 업체에 지급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시내버스 업체 6곳 중 5곳이 역시 수억원대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4월 14개 시군 55개 광역버스 노선(589대)을 대상으로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지원된 예산은 242억원이다. 도내 버스업체도 15곳 중 8곳이 상호출자로 얽혀있어 특정업체에 예산이 집중 지원된다. 올해 예산은 2배 가까운 452억원이다. 준공영제가 확대되면 더 많은 세금이 투입될 것이다.
준공영제가 만성적자를 이유로 재정지원을 받는다는 취지와 명분이 무색하게 버스회사 주주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4년 준공영제 도입 이후 적자가 나든 말든 주주들은 배당금을 타가고, 버스업체 임원들은 억대 연봉을 챙기고, 친인척을 허위 직원으로 등록하는 등의 수법으로 지원금을 부풀려 타간 사례가 적발됐다.
허술한 준공영제로 국민 세금이 눈먼 돈처럼 쓰이게 해선 안된다. 버스회사들은 서비스 개선이나 비용 절감 등 경영 효율성 추구보다 지원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한 꼼수에 매달려선 곤란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도덕적 해이에 빠진 버스회사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부당 수령한 지원금 환수 조치 등을 강구해야 한다. 준공영제 전국 확대에 앞서 업체의 투명한 경영, 재원 확보 방안 등 개선보완할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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