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칼럼] 아프리카 인질에서 풀려난 女人
[변평섭 칼럼] 아프리카 인질에서 풀려난 女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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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한국 여성이 아프리카 여행 중에 납치됐다 28일만에 풀려나 귀국 비행기에 올랐을 때 프랑스 파리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인질 구출을 하다 숨진 특공대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었다.

프랑스 특공대는 프랑스인 2명과 미국, 한국 여성 각 1명 등 4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테러조직을 급습해 인질들을 모두 구출했으나 이 과정에서 2명의 특공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장례식에 도열한 동료 군인들은 ‘내 어머니 만나거든 용서해 달라 전해 주오’라는 군가를 불렀고 군악대도 연주를 멈추고 ‘내 어머니 만나거든…’을 육성으로 노래했다. 그들 옆에 있던 죽은 병사의 어머니들은 군가를 들으며 흐느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들 앞에서 죽은 병사들을 영웅이라고 찬양한 다음 단호한 어조로 “프랑스는 국민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국민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말이 우리 가슴에 뜨겁게 와 닿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직도 북한 땅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1만3천명의 국군 포로들에 대한 생각 때문일까?

지난 해 한 TV가 국군 포로로 북한 탄광에서 노동하다 영양실조로 숨진 백모 일병의 유골을 외손자가 가슴에 품고 탈북한 이야기를 소개했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 탈북 청년은 외할아버지가 죽어서라도 고향에 가고 싶다는 유언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탈북을 결행했다고 토로했다.

국가가 있어 국민을 지켜 준다는 믿음 그래서 공자는 국가를 다스리고 이끄는 데는 병(兵)이나 식(食)보다 믿음(信)을 첫째로 뽑았는지 모른다.

바로 이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은 직접 아프리카에 특공대 진입을 명령했고 “프랑스는 국민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 한국 여성은 프랑스 군인의 희생속에서 무사히 풀려 날 수 있었고 고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국민 여론은 싸늘했을까?

무엇보다 여행금지 구역 또는 경고지역을 여행한 때문이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이 ‘여자 혼자 겁도 없이 위험지역을 다녔다’든지 ‘평생 속죄하며 살아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인 것만 봐도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 감정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의 댓글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자기 인생만 생각하고 무심코 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는지 모두가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정말 이제 지구촌 시대에서는 지리산 계곡에 무심코 버려진 음료수 빨대 하나가 태평양의 생태계 까지도 교란시키는 결과를 가져 오는 시대다.

2015년 바다 거북의 콧구멍에 빨대가 박혀 고통 받는 동영상이 보도돼 충격을 준 것이 그런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7년 필리핀에서는 500㎏이나 되는 고래가 죽었는데 뱃속에서 40㎏의 비닐이 쏟아진 사건도 있었다.

어디에서 이런 비닐이 떠내려 왔을까? 비닐에 찍혀 있는 상표들이 대부분 중국, 한국, 일본의 것이었다. 이렇게 ‘생각 없이’ 버려지는 플라스틱 병이 1초에 1천500개나 되며 이것이 점차 바다의 생태계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한 여인이 ‘생각없이’ 자기 취향대로 여행을 하다 군인들이 죽고 세계를 놀라게 하듯, ‘생각없이’하는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이 세계를 움직이는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다. 이것이 이번 사건의 교훈이라면 교훈이 아닐까?

변평섭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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