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3기 신도시’ 대책이 필요하다
[천자춘추] ‘3기 신도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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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정부가 고양 창릉지구(3만 8천호)와 부천 대장지구(2만 호) 등 3기 신도시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발표하자 인근 고양 일산ㆍ파주 운정ㆍ인천 검단 등 1ㆍ2기 신도시 주민들이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며 3주째 항의 집회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 17일 하남 교산지구 주민설명회와 16일의 남양주 왕숙지구, 14일의 인천 계양지구 주민설명회도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되었다.

주민들은 정부가 1,2기 신도시 조성 당시 약속했던 자족기능과 교통망 확충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이번 3기 신도시 중심의 대책을 내놓은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한다. 기존 신도시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는데 서울과 더 가까운 지역에 또다시 신도시를 조성하면 미분양이 쌓이고 집값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기 신도시 고양지정, 일산신도시에 사망선고’ 등 2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3기 신도시 지정을 철회해 달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입주 후 10년이 넘도록 열악한 교통지옥에 시달리는데, 자족기능과 교통망을 갖춘 3기 신도시 조성을 서두르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자 지난 2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조기 개통, 인천지하철 2호선의 일산 연결, 대곡~소사 복선전철 연장 운행 등 3기 신도시 교통대책을 내놓았다. 즉, GTX A,B노선 등 기존 신도시 교통대책을 차질 없이 진행하면서 GTX-A노선이 일산과 검단을 잇고 지하철 3호선도 운정까지 연장하는 등 1·2기 신도시 교통망을 개선하고, 고양선(가칭) 신설 등 3기 신도시 교통대책이 기존 1,2기 신도시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표 당시 장미빛 교통 청사진이었던 김포와 동탄 신도지 등은 현재 지하철 등 광역교통망이 확충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아파트만 대량으로 지어지고 대중교통체계와 업무시설 등 도시 인프라, 좋은 일자리 등 직주근접의 자족기능이 갖추어지지 못하면 또다시 서울 등 대도시로 사람들이 몰려 집값이 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토지보상 진행과정에서 주민 반발에 부딪쳐, 실시설계 조차도 마무리되지 않아 공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상정해 볼 때, 2028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입주가 가능한 3기 신도시의 경우, 토지보상 관련 수많은 반대와 민원,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 따른 공사기간과 예산 증가 등 문제로 정부가 예상한 시기에 맞춰 대중광역교통을 확충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번 정부의 3기 신도시 정책은 정부가 집값 잡기 대상으로 설정한 서울 강남, 마포 ,용산, 성수 등 인기지역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오히려 3기 신도시와 인근 1,2기 신도시에 공급과잉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와 이에 따른 경제 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정부의 실패가 시장의 실패를 가져와 국민들에게 또다른 고통을 주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단기적 처방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준비하는 보다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

김진수 건국대 행정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 주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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