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러스] 포항지진과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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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가 고압으로 물을 넣는 과정에서 작은 지진들이 유발됐고 결과적으로 그 영향이 본진의 진원위치에 도달ㆍ누적되어 지진이 촉발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손해배상 문제가 더욱 크게 부각됐다. 촉발 지진으로 보는 경우 유발 지진에 비해 지진 발생에 대한 인공적 힘의 가공 정도가 적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위 조사결과와 같은 인과관계를 재판을 통해 최종 확정하는 데는 난관이 있을 수도 있다.

불법행위에서 과실 책임을 지우려면 행위자에게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지진은 대표적인 자연력 또는 천재지변의 하나이므로 지진 발생이 인공적 힘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쉽사리 예견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위 지열발전소는 사전에 지진가능성에 대비해 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질조사까지 이루어진 점, 외국은 지열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던 점 등에서 지열발전 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예견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관련해 국가 등이 단순히 일반 개발행위허가를 하는 정도로만 관여하면서 지진 발생 여부를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위 지열발전소는 정부 지원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됐던 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자연재해대책법, 지진ㆍ화산재해대책법 등에 의하면 국가 등에게 재난예방을 위한 안전조치 책무, 자연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책무를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국가 등에게 위 지열발전으로 인해 발생할지 모를 지진 발생의 위험을 예견하고 회피하려는 조치를 다하지 못한 귀책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책임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인정해야 할지도 문제이다. 자연력과 인공력이 공동 가공했다는 점, 각 힘의 기여도를 구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두 가지 힘의 주체를 가정하고 공동불법행위 법리를 원용해 인공력의 주체인 지열발전소나 국가 등에게 부진정연대책임과 같은 전체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론이 있을 수 있고, 전통적 법리에 따라 자연력은 책임능력이 없는 부분이므로 지열발전소와 국가 등이 위 지진 발생에 기여한 범위 내의 손해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이론이 있을 수 있다.

임한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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