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만2천500원 참전명예수당 때문에… 저소득 유공자 ‘기초생활보장’ 발목
월 1만2천500원 참전명예수당 때문에… 저소득 유공자 ‘기초생활보장’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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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추가 지급 ‘소득’으로 집계 수급자격 박탈 처량한 신세
정부 생활보조수당도 못받아 법 개정안 아직도 국회 계류

“참전명예수당을 받으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격을 잃는다네요. 목숨 걸고 나라 지킨 결과가 참 초라하고 부질없습니다.”

지난 1952년 3월 공군 소속으로 6ㆍ25전쟁에 참전했던 A씨(88ㆍ화성)는 지난 2017년 초까지 ‘참전용사’로서 매월 국가보훈처에서 22만 원, 화성시에서 7만 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중순 경기도 참전명예수당(1만 원)이 추가 지급되면서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하는 아이러니한 일을 겪었다.

A씨는 “참전명예수당이 ‘소득’으로 인정되는 탓에 내 소득이 기초생활수급 산정기준을 넘어버려 수급자 자격이 박탈됐다”며 “1만 원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포기할 수는 없어 경기도 참전명예수당을 받지 않기로 했다. 말로는 ‘숭고한 유공자’라지만 그저 처량한 신세”라고 전했다.

호국보훈의 달, 경기도 내 저소득 참전유공자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자체에서 1년에 한 번 지급하는 참전명예수당이 이들의 ‘소득’으로 집계되면서 기초생활수급자격을 잃을 처지에 놓임은 물론, 정부의 생활보조수당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등 법적 문제가 수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1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16년 12월 ‘경기도 참전유공자 예우 및 명예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면서 참전명예수당 대상을 ‘6ㆍ25전쟁ㆍ월남전에 참전한 유공자 전원’으로 확대했다. 이전까지 참전명예수당은 ▲65세 이하인 유공자 ▲무공ㆍ상이ㆍ고엽제 등 보훈처에서 수당을 별도로 받는 유공자 등에겐 지급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도에 ‘사회보장 협의결과’를 통보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복지부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참전명예수당이 지급되면 그 수당을 소득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통보(2016년 12월)한 것. 이에 도는 해당 수당이 소득으로 인정되면 일부 유공자가 기초생활수급자격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건의(2017년 2월)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당시 도내 유공자 7만여 명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4천715명이었으며, 도는 그 중 생계급여자 2천322명이 ‘참전명예수당 소득 인정’ 탓에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떨어질 위기에 놓였던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기준 참전명예수당은 ‘연 15만 원’으로, 월 1만 2천500원 수준이다. 결국 1만2천500원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은 물론 국가보훈처가 차상위계층 등에 지급하는 생활보조수당(월 10만 원)도 못 받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국회에선 참전명예수당을 소득산정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3월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도 관계자는 “참전명예수당을 드리면 오히려 수당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격을 잃는 분도 계시니 고민이 많다”며 “법이 ‘소득’으로 정하고 있으니 지자체 입장에서도 골머리”라고 토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저소득 유공자를 위한 예산 지원은 소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모든 유공자에게 지원하는 수당은 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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