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 들여 도시 미관 살린다더니… 수원 율전동 ‘식생방음벽’ 흉물 전락
2억원 들여 도시 미관 살린다더니… 수원 율전동 ‘식생방음벽’ 흉물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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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 식물 고사… 되레 경관 해쳐
“이젠 교체도 안해” 시민들 눈살
市 “전문가와 논의 철거 검토 중”
2억여 원을 들여 조성한 수원 율전동 성당 앞 식생방음벽이 관리소홀로 심어놓은 식물들이 모두 고사되고 시커먼 맨벽만 드러낸 채 흉물로 변해있다. 김시범기자
2억여 원을 들여 조성한 수원 율전동 성당 앞 식생방음벽이 관리소홀로 심어놓은 식물들이 모두 고사되고 시커먼 맨벽만 드러낸 채 흉물로 변해있다. 김시범기자

“주변 경관을 아름답게 탈바꿈시켜 주겠다더니 보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만 안겨주고 있습니다”

수원시가 도시 미관을 살리고자 2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식생방음벽이 설치 3년 만에 ‘도시 흉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음벽에 식재된 식물이 반복적으로 고사하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주변 미관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6년 6월 1억9천400만여 원의 예산을 들여 성균관대역 인근 율전동 성당 앞에 식생방음벽(총 연장 70m, 높이 3m)을 설치했다.

식생방음벽은 원래 설치돼 있던 목제 방음벽을 개보수해 도시 미관을 개선함과 동시에 도시 내 녹지 면적을 확보, 열섬현상 완화 등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만들어졌다. 방음벽에는 상록잔디패랭이, 삼색조팝, 꽃잔디 등의 각종 초화가 식재됐다.

그러나 시민들의 힐링명소가 될 것이라는 애초 기대와는 달리 현재는 남아있는 초화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이 고사, 주변 경관을 해치는 흉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직접 찾아간 식생방음벽에는 식재된 초화의 90%가량이 죽어 있었으며, 그나마 남아 있는 초화의 가지에는 거미줄이 쳐 있어 음산한 분위기까지 풍기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매일 방음벽을 지나 출퇴근을 하고 있다는 40대 남성 A씨는 “처음 만들어졌을 땐 꽃도 피고 아름다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시들시들해졌다. 매년 수차례씩 죽은 식물을 교체하더니 이제는 교체도 안 한다”며 “매일 이 앞을 지날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데, 구청에서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는 보수 비용 전액을 시공사에서 부담해왔지만 올해 식생방음벽의 하자보수기간(완공일로부터 2년)이 종료, 방음벽의 초화 교체 작업을 진행할 시 추가 예산을 투입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다만 매년 반복적으로 초화가 죽었던 점을 고려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시 관계자는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면서 식물이 반복적으로 죽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같은 문제를 시인했다. 이어 “지난 2월부터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더 이상 식생방음벽을 회생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현재 관련 전문가와 논의해 식생방음벽을 철거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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