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후 인프라 관리·보수시스템 전면 개선해야
[사설] 노후 인프라 관리·보수시스템 전면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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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간 이어진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는 인천시가 가정까지 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을 바꾸는 ‘수계(水系) 전환’을 하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10시간 정도에 걸쳐 서서히 작동해야 할 유속 조절 밸브 개방을 10분 만에 끝내면서 갑자기 두 배 이상 늘어난 수돗물이 역류하며 낡은 상수도관에 싸인 침전물이 떨어져 탁도가 평소보다 3배 이상 치솟아 ‘붉은 수돗물’이 됐다는 것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18일 “(인천시) 담당 공무원들이 문제의식 없이 수계 전환을 했다”며 “거의 100% 인재”라고 했다. 지난달 30일 서구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오기 시작한 후 영종도, 강화지역까지 확산됐는데도 인천시는 “수질검사 결과 문제가 없다” “수돗물을 마셔도 괜찮다”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 것”이라며 안일했다. 초동 대응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놓쳤고 사태를 크게 키웠다. 환경부 역시 수돗물은 기본적으로 지자체 소관이라는 핑계로 늑장대응 했다. 여론이 들끓자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나서야 조사단을 꾸린 환경부 책임 또한 적지 않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시 대응이 안이했다고 뒤늦게 사과했지만 이것으로 그칠 상황이 아니다. 완전히 정상화하려면 한 달 정도가 더 걸릴 것이라고 하니 시민 불편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1만여 명이 밥을 해먹기는커녕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다. 빵과 우유로 급식을 대체하는 학교가 150여 곳이나 된다. 인천시와 환경부는 최대한 빠르게 원상복구에 힘써야 한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생활기반시설 관리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관리ㆍ보수와 사고후 관리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 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 상수도관 가운데 14%가 30년이 넘었다. 사고가 난 인천 상수도관은 21년 전에 매설됐다는 점에서 30년 미만도 안전한 것은 아니다. 붉은 수돗물뿐 아니라 노후화로 상수도관이 파열되는 물폭탄 사고가 언제 어디서 일어날 지 모른다. 정수장뿐 아니라 급수와 배수관망까지 총망라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새로 마련하는 등 물관리 시스템 전반을 혁신해야 한다.
정부가 노후 기반시설 개선에 32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와 일산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 사고를 계기로 마련한 중ㆍ장기 대책이다. 노후 인프라 문제가 심각하다. 지하시설물 중 송유관, 통신구 등은 20년 이상 비율이 90%를 넘는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경우 열수송관이 20년을 넘었다. 곳곳에 안전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도사리고 있다. 정부는 기반시설 투자 확대도 중요하지만 관리ㆍ보수 시스템 개선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 노후 인프라가 재난으로 이어지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지 않도록 철저를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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