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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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 이재순

카톡
얼굴 붉혀
다투고
헤어진 날
시도 때도 없이
카톡, 카톡!
울더니
헤어질 때
입 꼭 다문
친구처럼
오늘은
톡마저
입 꼭, 다물었다

카톡의 시대다. 어느 장소 가릴 것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저 카톡. 초등학생의 주머니에서도 카톡! 할머니의 핸드백 안에서도 카톡! 회사원 아저씨의 가방 안에서도 카톡!…카톡, 카톡! 이 동시는 친구와 다투고 헤어진 뒤의 마음을 카톡으로 대신해 보여주고 있다. 뭣 때문에 다투었는지 모르지만, 시도 때도 없이 주고받던 우정(?)의 표현이 한 순간에 뚝 그친 뒤의 그 아쉬움과 허전함을 아이의 마음 그대로 적었다. ‘헤어질 때/입 꼭 다문/친구처럼//오늘은/톡마저/입 꼭, 다물었다’. 입이란 열려 있어야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말을 할 수도 있는 법. 꼭 다문 입은 보는 이를 답답하게 하고 불안하게 한다. 카톡은 어느새 우리 생활 속의 ‘입’이 되었고, ‘언어’가 되었다. 그러고 보면 이것은 단지 초기 단계에 불과할 뿐 앞으로의 시대는 더욱 카톡 같은 언어들이 활개를 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와 함께 잠시라도 카톡이 울리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운 나머지 불안한 마음까지 갖게 된다면......너무 앞질러나간 상상일까?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안방의 집사람 스마트폰은 가만있지 않고 카톡! 카톡! 해댄다. 참 별난 세상이다. 카톡! 카톡! 카톡!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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