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인건비 부담… 동남아로 떠나는 中企
주52시간·인건비 부담… 동남아로 떠나는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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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사업장 경영악화 우려 이전 가속화
중기업계 “떠난 기업 돌아오지 않을 것”
일자리 타격… 세금 감면 등 대책 시급

내년 1월부터 50인이상 사업장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함에 따라 경기도 내 중소기업들이 경영악화를 우려해 동남아 이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탈(脫) 한국 현상으로 지역경제에 대들보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의 빈자리가 늘어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년째 양주에서 의류가공업체를 운영하는 A 대표는 돌연 베트남 이전을 결정했다. A 대표는 지난해 말 현지에 공장 설립도 마쳤으며, 하반기에는 본사도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는 “내년이면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해야 하는데, 오르는 인건비와 인력 수급 문제 때문에 국내에선 운영할 여력이 없다”며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 지금 생산량 유지하면서 계약기간 내 납품할 수가 없다. 나가고 싶어서 나가는 게 아니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화성시 소재 제조업체 B 대표도 내년 초에 베트남으로 회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B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기대한다는 게 어불성설이다”며 “숙련공이나 고정인원으로 운영되는 생산라인의 근로시간 조정은 한계가 있다. 베트남에서 자리를 잡으면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26일 한국수출입은행, 중소기업중앙회 경기본부 등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해외투자 규모가 지난 2015년 27억 7천793만 달러에서 2017년 74억 348만 달러로 4배가량 급증했다. 이처럼 중소기업마저 대거 해외로 공장ㆍ생산 시설을 이전하거나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현상은 경기도에도 일어나고 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가 맞물리면서 경영환경 악화를 우려한 경기도 중소기업들의 빈자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생산량은 많아야 하는 제조업의 타격이 크다. 실제로 당장 내년 초부터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해야 하는 제조 중기업(5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지난 5월 평균가동률은 76.9%로, 지난해 동월(79.3%)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한 중기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하위 5% 기업은 경쟁력을 잃고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경쟁력 찾아 동남아로 떠난 기업들이 지역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렇듯 중소기업의 빈자리가 늘어나면서 경기도의 대책 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도는 수도권정비법 등 규제가 다른 도시보다 많아서 중소기업들의 유턴 정책 옵션이 적다”며 “중소기업이 해외로 발을 돌리면 가장 먼저 일자리에 타격을 받기 때문에 이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는 세금감면, 인센티브 정책 등을 면밀히 검토해 대책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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