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괴롭히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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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지현 검사(46·사법연수원 33기)가 8년 전 검사장에게 당했던 본인의 성추행 피해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미투운동’이 확산됐다. 서 검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가장 큰 두려움은 진실이 끝끝내 밝혀지지도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가장 큰 절망은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서 검사는 두려움과 절망 가운데서 많은 변화들을 목격했다. 가해자가 법정 구속됐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권력자의 성추행ㆍ성폭력이 폭로됐다. 또 대법원 판결에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고, 성범죄 신고가 역대 최고로 늘었다.

▶성희롱에 한 국민적 감수성이 많이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사회 전반에 걸쳐 성희롱ㆍ성추행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7년부터 성희롱 시정권고 사건에 대한 결정례집을 발간하고, 최근 여덟 번째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을 공개했다. 37건의 사례를 보면 초등학교 교감, 요양원 사회복지사, 직장 상사, 수영강사, 예술감독, 원무과장, 교수 등 피진정인 대상이 광범위했다. 성희롱의 발생기관의 경우 기업, 단체 등 사적 부문이 63.2%를 차지하는 한편,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등 공적 부문도 36.8%에 달해 성희롱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발생 장소는 직장 내인 경우가 44.6%를 차지하고, 회식장소가 22.3%로 나타났다.

▶이처럼 직장 안에서 이뤄지는 성희롱 등 갑질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오는 16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사내 괴롭힘은 흔하기에 그동안 특별한 제재 없이 방치됐다. 이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들을 생산했다. 뿐만 아니다. 사내 성추행 등의 성적 괴롭힘으로 이어졌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성희롱ㆍ성추행 없는 직장 문화를 만드는데 나름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덧붙여 성인지 감수성 향상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더는 성희롱 시정권고 사건에 대한 사례집을 발간하지 않는 그런 시대를 기대해 본다.

강현숙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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