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4세도 동포 인정 “꿈만 같아요”… ‘재외동포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고려인 4세도 동포 인정 “꿈만 같아요”… ‘재외동포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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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생이별 이젠 없어… 안정적 체류 보장
1만7천명 거주 안산 등 관련 단체 “환영”
17일 안산 단원구 선부동 고려인문화센터에서 시행령 개정에 따라 재외동포로 국내 체류에 대한 법적지위를 보장받게 된 고려인 4세 어린이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전형민기자
17일 안산 단원구 선부동 고려인문화센터에서 시행령 개정에 따라 재외동포로 국내 체류에 대한 법적지위를 보장받게 된 고려인 4세 어린이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전형민기자

“할머니, 엄마, 아빠, 그리고 올 3월에 태어난 남동생 다니엘과 헤어지지 않고 한국 땅에서 평범한 여고생으로 살고 싶어요”

외국인으로 분류돼 만 19세가 되면 강제 출국 등 가족과의 생이별로 망망대해 떨어진 조각배 신세를 걱정하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4세 박올가양(18ㆍ안산 경일관광경영고 1학년)의 그토록 바라던 소원이 드디어 이뤄졌다. 재외동포로 인정받지 못해 국내 체류에 어려움(본보 7월2일자 1면)을 겪으며 교육ㆍ돌봄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고려인 4세대 후손들이 동포로 인정돼 안정적인 체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17일 법무부 및 안산시 등에 따르면 외국 국적 동포의 범위를 ‘외국 국적 동포의 손자녀(3세대)’에서 ‘직계비속’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재외동포법’(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에 따라 고려인 3세대 부모를 따라 국내로 이주한 4세대는 외국인으로 분류돼 출·입국을 반복하면서 부모와 생이별하고 가족이 해체되는 등 국내 정착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해소됐다. 국내 체류 고려인 7만여 명 중 약 1만7천 명이 거주하고 있는 안산을 비롯한 화성, 평택, 안성 등지 고려인들과 관련 단체들이 함께 기뻐하며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안산시고려인지원센터 ‘사단법인 너머’는 성명서를 통해 “고려인 4세 문제는 한시적 출국유예조치를 거쳐 이번 재외동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결실을 맺어 고려인 후손들이 최소한의 체류자격을 확보하게 된 것은 마땅히 환영할 일”이라며 “정부는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바꿔가며 이역만리로부터 귀환한 고려인들에 대해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디아스포라 동포에 대한 개념을 세울 때”라고 밝혔다.

17일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고려인동포지원센터에서 법령 개정으로 재외동포로  국내 체류에 대한 법적지위를 보장받게된 고려인 4세 어린이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전형민기자
17일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고려인동포지원센터에서 법령 개정으로 재외동포로 국내 체류에 대한 법적지위를 보장받게된 고려인 4세 어린이들이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전형민기자

안산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 관계자는 “안산은 국내 고려인 동포의 대표적 밀집지역으로 전체 국내 체류 고려인의 약 24%가 거주하고 있는 가운데 고려인 및 4세를 위한 지원 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한국어 교육은 물론 문화, 법률 상담 등을 확대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교육당국도 고려인 4세의 안정적인 정착과 한국어 교육 기획 확충 등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법무부는 “올해가 3ㆍ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점을 감안, 고려인 동포 등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국내 체류를 지원하기 위해 이번에 재외동포법 시행령을 개정했다”며 “4세대 이후 재외동포들의 안정적인 한국 사회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어교육, 문화 및 법질서 등의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예산에 한계가 있다 보니 고려인 4세에 대한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며 “이주여성(학부모) 등을 투입해 언어교육 실시 및 한국어강사 보조인력 확보 등을 안산지역교육청과 함께 연계해 논의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재원ㆍ강현숙ㆍ설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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