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준치 193배 위험물질 보관’, 안성화재 또 인재다
[사설] ‘기준치 193배 위험물질 보관’, 안성화재 또 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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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안성의 한 종이상자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거센 불길 속으로 뛰어들다 소방관 1명이 숨졌다. 석원호 소방위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직원이 남아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연기 속을 뚫고 지하로 향했고, 건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대형 폭발이 발생해 온몸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소방관 1명이 사망하고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안성 공장 폭발 화재는 인재(人災)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 공장은 소방당국의 허가도 받지 않고 다량의 위험물질을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위험물질이 화재 원인으로 추정됐다.

공장 창고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화재가 난 지하에 제5류 위험물인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을 4t 정도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아조비스류를 38t가량 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조비스의 지정 수량이 200㎏인 점을 고려하면 기준치의 193배를 초과하는 위험물질을 보관한 셈이다. 이 위험물은 충격이나 마찰에 민감해 점화원이 없더라도 대기 온도가 40도 이상일 경우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폭발 우려가 높은 ‘자가 반응성 물질’로 분류됐다. 화재 당시 안성시 양성면의 기온이 36도의 폭염 상태였고, 대기 온도 40도 이상일 때 반응을 일으키는 위험물 특성을 감안할 때 이 위험물질의 이상 발열로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중간조사 결과다.

같은 물류회사 인근 창고에선 제4류 제3석유류인 ‘1.3-프로판디올’도 9만9천여ℓ 보관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1.3-프로판디올’의 지정 수량은 4천ℓ로, 24배가 넘는 석유류가 보관된 셈이다.

해당업체는 대량의 위험물을 창고에 보관하고도 소방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 이로 인해 석원호 소방위는 지하에 위험물이 있는 줄도 모르고 인명을 구하러 뛰어들었다 변을 당했다. 결국 이번 화재는 위험물 관리를 소홀히 해 일어난 인재로 결론이 날 듯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면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히 대처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고 때마다 위험물 안전관리 경고를 하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설마, 하다가 대형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경기도가 안성 공장 폭발화재를 계기로 위험물 불법보관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가 12일 경기도청 확대간부회의에서 ‘철퇴’를 예고했다. 도는 위험물을 보관하고 있는 물류창고부터 전수조사하고, 불법 위험물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도를 넘은 안전불감증이 언제 또 참사를 부를지 조마조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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