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해수욕장 국유지 주차공간 ‘식당 독식’
을왕리해수욕장 국유지 주차공간 ‘식당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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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객들 주차하려면 불청객들 등장
“당장 자동차 빼라” 엄포 사유지 착각
“국유지인데…” 항의해도 막무가내 횡포
음식가격도 바가지… 나들이객 ‘분통’
18일 오후 을왕리해수욕장 앞 국유지인 주차공간을 무단으로 점유한 후 식당 손님에게만 주차공간을 내주는 식의 영업을 해 관광객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김승민 기자
18일 오후 을왕리해수욕장 앞 국유지인 주차공간을 무단으로 점유한 후 식당 손님에게만 주차공간을 내주는 식의 영업을 해 관광객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김승민 기자

“어이, 거기 차 빼세요! 여기 주차하면 안 됩니다.”

피서객들의 행렬이 줄을 이은 18일 오후 2시 을왕리해수욕장 앞.

파란색 SUV 차량이 바닷가 바로 앞 주차공간에 차를 대자 곧 어디선가 나타난 남자가 다가와 차를 빼라고 다그친다.

SUV 차량 운전자가 “이곳에 주차하면 안되느냐”고 묻자 “여기는 주차를 할 수 없는 곳”이라며 기어코 차를 빼게 했다.

운전자는 “이곳은 국유지로 알고 있는데, 너무 강하게 차를 빼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에 주차하려 한다”며 “가족들과 온 여행에서 얼굴을 붉히기 싫어 차를 빼긴 했지만, 다음부터 다시는 을왕리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천의 대표 휴양지인 을왕리 해수욕장이 상인들의 막무가내 식 국유지 점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이날 오후, 일부 상인들과 관광객 사이 곳곳에서 언쟁이 벌어졌다.

김모씨(29)의 하얀색 승용차가 해변 앞 주차장에 차를 대자 곧 건장한 남성 2명이 이 차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여기는 주차를 할 수 없으니 차를 빼라”며 김씨를 압박했다.

김씨가 “여기 국유지 아니냐, 왜 차를 대지 못하게 하느냐”고 따지자 이들은 “우리도 한철 장사로 먹고 사는데 협조해달라”며 김씨의 차를 빼게 했다.

일부 식당은 공사 중일 때 사용하는 ‘칼라콘’으로 주차 공간 앞을 막아두고 있다. 이들은 차량이 접근하면 호객행위를 하고, 자신들의 식당에서 밥을 먹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에야 칼라콘을 치웠다.

또 식사를 마친 손님이 차를 빼면 어김없이 칼라콘을 들고 와 다시 주차장을 점유했다

서울에서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최모씨(39·여)는 “바닷가 식당과 불과 몇 백미터 떨어진 식당의 가격이 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자신들의 땅도 아닌데 무조건 이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만 차를 댈 수 있도록 하는 건 너무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을왕리여름파출소 관계자는 “관련 신고가 종종 들어오면 계도활동을 할 뿐 따로 단속은 하지 않고 있다”며 “단속을 하는 부분이나 형사적 처벌에 대해서는 중구청과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희·김승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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