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름 돼지고기’가 식탁에 올라가고 있는데 / 당국은 무해하다면서 왜 쉬쉬하고 있나
[사설] ‘고름 돼지고기’가 식탁에 올라가고 있는데 / 당국은 무해하다면서 왜 쉬쉬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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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럽기는 하지만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고름 돼지고기’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돼지의 피부 또는 장기에 나타나는 화농(化膿ㆍ외상을 입은 피부나 각종 장기 등에 고름이 생기는 일) 현상이 원인이다. 걸러져야 할 이 부위가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 업자들 사이에는 ‘B 목살’이라 불린다. 600g 기준으로 정상적인 고기보다 2천~3천 원 저렴하다. 서민들에게 특히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 정부는 실상을 알고 있다. 소비자들만 모르고 있다.
화농현상의 원인은 구제역 백신 접종이다.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의 하나다. 백신이 지용성(脂溶性) 성분을 띄고 있다. 체내에 느리게 흡수되면서 쉽게 체내에 녹아들지 못한다. 이게 도축 과정에서 고름의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구제역 백신 접종은 정부 정책이다. 2011년부터 모든 돼지에게 접종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모든 돼지가 화농현상 발생의 잠재적 대상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가축 방역 정책이 고름 돼지고기 유통의 출발인 셈이다.
소비자 식탁에 오르는 과정은 간단하다. 고름 부위가 포함된 돼지고기가 시중 정육점에 공급된다. 정육점에서는 고름이 직접 목격되는 부분만 제거한다. 나머지 인접 부위는 그대로 판매한다. 아무 제재도 없다. 심각한 건 이런 고름 돼지고기의 유통 양이다. 대한한돈협회의 관련 자료가 있다. 안성의 한 농장에서 돼지 1천두에 백신 2종을 접종했다. 출하를 앞두고 화농 발생 건수를 조사했다. 36.6%~38.4%에서 화농현상이 확인됐다. 10마리 중 4마리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렇다 할 정부 대처는 없다. 대처의 필요성을 말하지 않는다. ‘백신으로 생긴 고름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게 이유다. ‘해롭지 않으니 먹어도 된다’는 설명이다. 과연 그럴까. 백신이라는 인위적 작용에 의해 형성된 고름 돼지고기가 정말 안전한 것일까. 혹여 구제역 백신 접종 의무화에 따른 책임 논란을 우려해서 침묵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화농현상이 생기지 않는 백신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름 돼지고기 실태를 알게 될 소비자들의 우려만 커갈 판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고름 돼지고기 실태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해성 여부에 대한 실증적 검증을 해야 한다. 유통 과정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 판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 주장대로 ‘무해한 고름 고기’라면 공개 못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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