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0%, 체감 못하는 서민
물가상승률 0%, 체감 못하는 서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8월 소비자 물가인식 2.1% 발표
생필품값 상승, 실질적 체감 부담 높아
1년 전과 비교한 8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로 집계된 가운데 생강, 호박, 시금치, 빵, 우유 등의 품목은 1년전과 비교, 가격이 상승한 것 으로 집계됐다. 4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주부들이 다양한 채소류를 구경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1년 전과 비교한 8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로 집계된 가운데 생강, 호박, 시금치, 빵, 우유 등의 품목은 1년전과 비교, 가격이 상승한 것 으로 집계됐다. 4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주부들이 다양한 채소류를 구경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수원에 거주하는 주부 김지숙씨(48ㆍ정자동)는 4일 장을 보기 위해 집에서 약 5㎞가량 떨어진 기업형 슈퍼마켓을 찾았다. 집 인근에 소형 마트가 있지만,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식재료를 구매하고자 먼 거리를 나선 것. 하지만, 자녀들이 좋아하는 빵과 수프를 보고 한 숨부터 나왔다. 지난해 2천 원이면 살 수 있었던 토스트용 식빵의 가격이 2천850원으로 1년 새 40% 넘게 올라서다. 단팥빵과 크림빵도 1년 전 2천 원에서 2천680원으로 30% 넘게 뛰었다. 2천200원이면 구매할 수 있었던 버섯수프도 2천850원으로 25% 이상 인상되자 김씨는 선뜻 장바구니에 담지 못했다.

김 씨는 “뉴스에서 물가상승률이 최저치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보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매번 장을 볼 때마다 치솟는 물가에 부담이 크다”고 푸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8월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2.1%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0.0%)보다 높은 수치다.

8월 물가인식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과의 격차는 2013년 10월(2.1%) 이후 5년10개월 여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생필품 가격을 1년 전과 비교하면 E사의 건전지는 32% 가격이 올랐고, Y사의 베이비로션은 18% 넘게 인상됐다. H사의 섬유유연제는 7%, K사의 두루마리 화장지는 3.9% 가격이 뛰었다.

생필품은 매달 반복적으로 구입하는 필수재이기 때문에 생필품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부담수준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일상에서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460종의 가격 변화를 평균해 반영하지만, 체감물가는 개별가구별로 자주 접하는 특정품목의 가격변동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정 수준 괴리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 내구재를 오랜만에 구매한 가정도 오래전 제품 가격과 비교해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체감 물가 상승률이 그대로일 경우 가계 씀씀이가 쉽게 늘지 않는다는 부작용이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체감물가는 구매빈도, 비교시점, 가격상승품목에 더욱 민감한 심리적 요인 등에 의해 달라진다는 점에서 지표물가와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낮은 지표물가 대비 높은 체감물가 현상은 가계 삶의 질적 측면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체감물가 안정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