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식사료만 허용땐 잔반 처리 업체 90% 줄도산”… 돼지열병 예방 ‘비료 규정 개정’ 반발 확산
“건식사료만 허용땐 잔반 처리 업체 90% 줄도산”… 돼지열병 예방 ‘비료 규정 개정’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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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설치비만 20억 이상… 도내 157곳 중 19곳만 제조 가능
음자협, 농진청·환경부에 의견서 제출… 농진청 “협의회 검토”

농촌진흥청이 비료 규정 개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주장이 제기(본보 9월11일자 5면)된 상황에서, 음식물류폐기물 업계가 ‘90% 줄도산’을 외치며 반발 목소리를 더하고 있다.

16일 농촌진흥청과 환경부 등에 따르면 농진청은 지난달 27일부터 20일간 ‘비료 공정규격설정 및 지정 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를 고시했다. 주요 골자는 ▲가축분퇴비의 가축분뇨 사용량을 현행 50%에서 60% 이상으로 확대 ▲가축전염병(아프리카돼지열병ㆍASF) 예방을 위한 음식물류폐기물 관리 등이다.

이 중 특히 쟁점이 된 건 두 번째 부분이다. 이는 ASF가 발병했거나 발병할 우려가 있을 경우 음식물류폐기물을 비료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인데, 농진청은 건조분말(100℃ 이상 60분)은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덧붙였다.

하지만 음식물류폐기물 관련 업계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조항’이라는 입장이다.

음식물폐기물 유관 업체 100여 개 이상이 소속된 한국음식물폐기물자원화협회(음자협)는 “ASF와 음식물 비료 제조는 무관하다”며 “국내에 건조분말(이하 건식사료)을 만들 수 있는 업체 자체가 적은데 갑자기 규정이 개정되면 영세업자들은 어떻게 살라는 건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음자협은 이 같은 주장을 담아 행정예고 기간 내 농진청과 환경부에 각각 의견서(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경기도 내 음식물류폐기물 처리 업체는 157개로, 건식사료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19개(12.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도 346개 업체 중 40개 업체(11.5%)만이 건식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잔반 사료화가 금지되고 건식사료 제조만 허용된다면 현재 운영되는 음식물류폐기물 업체 10곳 중 1~2곳만이 살아남는 셈이다.

음식물폐기물 업체들이 하루 평균 처리하는 잔반은 전국적으로 1만2천831t이며, 경기도에서는 24.8%(3천193t)를 차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식사료 제조만 허용된다면 잔반 처리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건조분말을 만드는 데 필요한 ‘건조화 시설’을 갖추는 데에는 통상적으로 2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 상대적으로 영세한 습식사료 업체가 시설을 투자하기는 어려워 손실보상책이라도 요구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농진청 관계자는 “이달 중 규제심사 등을 거쳐 개정을 추진하려 했으나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다소 늦췄다”며 “추가적으로 관계자들과 협의회를 갖는 방향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이때 여러가지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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