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규제에 묶여 이륙 못하는 대한민국 드론
[사설] 규제에 묶여 이륙 못하는 대한민국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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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수원시가 ‘드론 선도도시’를 선포했다. 드론 연구와 제작, 판매, AS 등 관련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드론 산업 특화지구 조성을 위한 기본 계획까지 수립했다. 수원산업단지를 예상 특화지구로 발표했다. 광교 호수공원 등을 드론비행자유구역으로 조성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4년이 지났다. 진행된 게 없다. 들어온 기업이 없고, 비행구역 조성도 안 됐고, 관련 페스티벌도 변변치 않다. 현시점에서의 평가는 실패다.
무리한 구상이었을 수 있다. 추진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한계가 있다.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우리의 드론 규제다. 수원 지역 대부분이 드론 비행 금지권이다. 맘 놓고 실험할 공간이 없다. 기업 유치 실패, 페스티벌 실패 등이 모두 여기에서 기인한다. 비단 이 문제가 수원시에만 국한되는 문제도 아니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영토에 드리워져 있는 드론 규제의 현주소다.
기본적으로 비 가시권 운행이 금지된다. 눈으로 보이는 범위에서만 날려야 한다. 항공안전법이 정한 규제다. 비행장 등 주요 시설물 반경 9.3㎞ 이내에서 드론을 날리려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서울 북부는 주요 시설 규제에, 서울 남부는 공항 관제권 규제에 묶여 있다. 경기도 전역에서 비행 규제가 없는 시범 공역은 화성이 유일하다. 전국을 다 뒤져도 10곳뿐이다. 현재 제작되는 드론의 실험은 ‘100% 가까이 불법’이다.
수원의 청사진이 허망했다면, 정부의 청사진은 더 어이없다. 지난해 12월 드론산업발전 기본 계획이라는 걸 발표했다. 여기서 목표를 제시했는데 ‘2026년까지 산업 규모 4조4천억, 기술경쟁력 세계 5위’였다. 눈으로 보이는 비행만 하라는 나라다. 시중 드론의 실험이 모두 불법인 나라다. 맘 놓고 날리려면 산골, 바닷가를 찾아가야 하는 나라다. 차라리 미래 목표를 말하지나 말지. 무슨 수로 세계 5위를 하겠다는 건가.
사우디아라비아 정유 시설이 드론에 쑥대밭이 됐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드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일본은 2016년부터 건설현장에서 드론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라이다를 이용한 3차원 측량 기술까지 상용화됐다. 중국은 드론을 사용해 2014년부터 마을 측량, 2016년부터 건축물 관리를 하고 있다. 일본, 중국이 우리보다 민간ㆍ군용 비행장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기술력이 벌어졌다.
대한민국에서 드론을 맘 편히 띄울 하늘이 몇 평이나 되는지 정부에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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