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학수사로 이룬 쾌거임에 틀림 없다 / 서둘러 발표했다는 아쉬움 또한 있다
[사설] 과학수사로 이룬 쾌거임에 틀림 없다 / 서둘러 발표했다는 아쉬움 또한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엇보다 경찰의 쾌거라는 점을 평가한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1980년대를 살았던 모든 국민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그 범인을 경찰이 잡았다. 더 정확히는 특정했다. 옷가지에 남아 있던 DNA가 결정적이었다. 사건 당시 발견하지 못했던 DNA를 경찰이 찾아냈다. 경찰은 수사팀을 대폭 보강해 범죄혐의 입증 및 여죄 추궁에 나서겠다고 했다. 과학 수사의 결과이자 경찰 의지의 결실이다.
용의자는 56세 이춘재로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시신을 유기한 죄로 검거됐다. 성폭행과 잔인한 시신 유기라는 범행 수법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닮아 있다. 이춘재는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후 24년째 교도소 생활을 하고 있다. 그가 사회로부터 격리된 구금 상태에 있다는 점은 위로가 된다. 참혹한 범죄 후에도 버젓이 생활하고 있을 모습을 가정했던 최악의 상상만은 달랐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공소시효 만료다. 주지하다시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공소시효는 2006년 4월2일로 만료됐다. 최종 범죄로부터 15년이 지난 시점이다. 현재 상태에서는 이춘재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불가능하다. 수사 역시 강제성을 갖고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찰이 이춘재 검거에 대해 ‘특정’이라는 낯선 단어를 선택한 것도 이런 고민 때문이다. 19일 브리핑에서도 이춘재의 신상 등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건 옳지 않다. 이춘재에 대한 공소시효 만료는 법률적 처벌의 만료를 말한다. 그가 이 사회에 던진 충격과 극악무도한 죄는 끝없이 처단받아야 마땅하다. 그의 신체와 관련된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한다. 그가 생활했던 지역에 대한 정보도 모두 밝혀야 한다. 이는 단죄를 넘어 범행에 대한 사회예방적 측면에서도 필수적이다. 또한, 그에 대한 주변의 기억 등을 토대로 여죄를 밝히기 위해서라도 신상 일체 공개는 필요하다.
아쉽다면 경찰의 범인 특정 공개가 다소 서두른 듯한 느낌이 있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는 DNA다. 범행 현장에서 확보한 옷가지는 경찰에 확보된 상태다. 이춘재의 신병은 교도소에 철저하게 보호된 상태다.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거의 없는 상태의 수사다. 충분히 시간을 갖고 파헤쳐도 될 일이다. 그런데 왜 서둘러 발표를 했는지 선뜻 이해가 안 된다. 이춘재가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도 그렇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수사에 나서야 한다. 이춘재를 상대로 정확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사건은 30년 전이지만 범인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에게 솔직한 진술을 받아내는 것 또한 ‘DNA 쾌거’ 못지않은 ‘수사 쾌거’가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