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민주로의 초대] 잊지 말아야할 뼈아픈 역사 현장에서 민주주의의 가치와 미래를 고민하다
[역사 속 민주로의 초대] 잊지 말아야할 뼈아픈 역사 현장에서 민주주의의 가치와 미래를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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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민주주의 관련 역사 장소 체험학습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행사 <역사 속 민주로의 초대>가 지난 8월27일부터 막을 올렸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주최하고 본보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역사 속 민주주의 현장을 방문ㆍ체험해 그 가치를 제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지난 8월27일부터 약 4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도내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획해 ‘체험형’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교육과 차별화 됐다. 아울러 민주주의를 말과 글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장 방문과 토론을 통해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고 이를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는 형태를 갖춰 현재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했다.

더욱이 행사에는 이제 민주주의의 의미를 깨달아가기 시작한 초ㆍ중ㆍ고등학생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근현대를 직접 살아온 역사의 증인인 50~70대 어르신들이 함께하며 세대와 역사의 벽을 허물고 민주주의를 논하고 교류할 수 있게 구성돼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지난달 27일 ‘독립ㆍ평화’를 주제로, ‘국민이 이끌어 가는 나라’를 테마로 화성 제암리와 매향리에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오산 운산초 학생 10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화성 소재 제암리 3ㆍ1운동 순국 기념관을 방문했다.

학생들은 약 2시간 동안 해설사의 설명 하에 묘지 참배, 영상 및 전시실 관람, 3ㆍ1 정신 교육을 관람했다. 묘지는 ‘23인 순국묘지’로 지난 1919년 4월15일 제암리 교회에서 학살 당한 순국선열의 시신이 묻혀 있는 곳이다. 학생들은 3ㆍ1운동의 배경과 과정, 일본이 저지른 제암ㆍ고주리 학살의 참담한 역사를 사료와 영상으로 시청했으며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에 이르기까지 겪어온 고난의 역사와 선현들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이날 오후에는 매향리 평화마을을 방문해 미 공군의 폭격연습장으로 활용된 쿠니 사격장과 매향리 교회, 평화 역사관 등을 통해 평화의 소중함은 물론 민주주의와 평화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두 번째 행사는 지난달 29일 안산에서 ‘생명’을 주제로, ‘기억과 약속의 길’을 테마로 삼일공고 학생들과 광명에서 오신 어르신들 100여 명과 함께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처음으로 방문한 장소는 단원고 4ㆍ16 기억교실이었다. 참가자 일행은 4ㆍ16 안산 순례길 체험을 시작으로 단원고 추모 조형물 앞에서 묵념하고 지난 2015년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세상을 떠난 학생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에는 선감학원을 방문했다.

선감학원은 지난 1941년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가 교화를 명목으로 부랑아를 잡아들여 인권침해 및 강제징용 등을 행한 장소로 1982년까지 국가가 개인의 권리를 무자비하게 억압한 대표적인 기관으로 손꼽힌다. 참가자 일행은 원생숙소와 직원관사를 방문해 당시에 만연하게 이뤄진 개인의 권리 침해는 물론 국가적 차원의 폭력이 남긴 공포, 억압, 분노, 한 등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행사의 백미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광주ㆍ이천ㆍ남양주에서 1박2일에 걸쳐 열린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노동ㆍ인권’을 주제로, ‘자유와 권리에 관한 고찰’을 테마로 진행됐다. 동두천ㆍ양주 청소년교육의회를 비롯해 수원희망교육시민포럼, 누구나꽃마음학교, 한국NGO레인보우, 개인ㆍ가족 참가자 120여 명은 프로그램 첫 날 오전 10시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나눔의 집은 지난 1992년 설립된 곳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에 의해 성적희생을 강요당했던 ‘일본군 성폭행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여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최근 한ㆍ일 관계가 최악에 다다른 가운데 참가자들은 나눔의 집에서 역사관 제 1ㆍ2관에서 일본군의 만행, 살아남은 할머니들이 평생 동안 겪어온 고통 등을 활자와 영상으로 접하며 다시는 이런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추모공원을 방문해 일본의 사죄를 끝내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오후에는 이천 민주화 운동 기념공원을 방문했다. 공원 위에 있는 민주광장에는 민주주의의 염원이 담긴 ‘염원의 빛’ 추모 조형물이 설치돼 있어 눈길을 모았다. 전시실에는 열사와의 예술공감이라는 테마로 독재시대 고단한 민중 현실을 풍자한 공연, 음악, 미술, 문학 작품 등이 소개돼 격동의 1960~1980년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저녁에는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김준혁 한신대 교수의 ‘정조가 보여준 소통의 정신 그리고 인간을 향한 존중’ 강연이 진행돼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애민정신과 그에 따른 민주주의의 시발점 등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교수는 정조대왕이 판결문을 볼 때 경전같이 대한 일화를 통해 그의 생명 존중 사상을, 서얼과 노비를 사람답게 대접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다음날 남양주 소재 마석 모란공원 방문으로 막을 내렸다. 참가자 일행은 공원에서 박종철 열사와 전태일 열사를 추모했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체험형 프로그램인만큼 교과서에서 접해보기 힘들었던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조명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라며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고사성어처럼 많은 도민들이 참여해 역사 속에서 민주적 가치를 지키려 했던 시민들의 정신을 체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글_권오탁기자 사진_김시범·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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