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경기남부에 新공항 띄우자-해외서 해법 찾는다
[ISSUE] 경기남부에 新공항 띄우자-해외서 해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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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공항에 여객기 띄우고… 도심 속 랜드마크로
민간공항 통해 경제 활성화 견인

인천ㆍ김포공항의 포화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면서 ‘경기남부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수원 군공항을 이전하면서 민간공항도 함께 조성하는 ‘민ㆍ군 통합 개발 방식’을 통해 경기남부 신공항이 조성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본보는 과거 군공항으로 쓰이던 곳을 민간공항으로 전환,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해외 사례를 직접 찾아 지역에 미치는 효과 등을 탐구해본다.

■ 타이베이 도심과 공존하는 ‘송산공항’ 
지난 8월3일 찾은 대만 타이베이 송산공항. 이곳은 공항의 소음 등의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어 도심과 어느 정도 떨어진 외곽지역에 있다는 선입견을 비웃듯,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시 중앙의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 실제 송산공항 주변으로 반경 1㎞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백화점부터 시장, 학교, 아파트 등이 빼곡히 자리한 모습이었다.

이처럼 공항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송산공항 활주로 선상 인근에 있는 타이베이엑스포공원이나 지룽강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머리 바로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색다른 경험도 가능했다. 

송산공항 주변으로는 백화점과 여행사, 개인 점포 등이 밀집된 여러 상권지역이 형성돼 있었다. 타이베이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관광객들이 대부분 이 송산공항을 통해 타이베이시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들의 관심을 끌고자 공항 주변으로 상권이 발달한 것이다. 송산공항은 타이베이시의 ‘교통 허브’ 역할 뿐만 아니라 상권을 형성하는 공항 자체가 하나의 도심 속 랜드마크 역할도 수행하고 있었다. 

이처럼 타이베이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송산공항이라고 하지만,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은 비행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 피해를 어떻게 견디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송산공항의 경우 동·서·남쪽에 형성된 도심지역을 피해 강과 산이 있는 공항의 북쪽으로 활주로를 만들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실제 송산공항 주변의 상권과 주거지역에서는 바로 옆에 자리한 공항에서 수많은 비행기가 이착륙하고 있다는 걸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송산공항과 약 3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쇼핑센터 ‘대만예술문창관’에서 근무하는 에릭 서(42) 점원은 “2년 넘게 쇼핑센터에서 근무하면서 공항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 등은 전혀 느껴본 바가 없다. 공항 주변의 주택 가격도 타이베이의 다른 지역과 같은 수준”이라며 “오히려 공항이 자리하고 있는 덕분에 관광객 유치가 원활하게 돼 매출에 큰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파인애플 잼과 버터, 달걀 등을 넣어 굽는 대만을 대표하는 과자인 펑리수를 판매하는 매장인 ‘수신’에서 일하는 아이반 취엔(40) 매니저는 “10년 가까이 송산공항 주변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비행기 이착륙 시 발생하는 소음은 들어본 기억이 없다”며 “타이베이 주민 입장에서는 공항을 통해 관광객이 들어오면서 매출 증대 등의 긍정적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송산공항은 지역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 경제활성화를 위한 지역주민의 선택, 해군 기지에 민간 항공기 띄우다.
일본 이바라키현 오미타마시에 위치한 ‘이바라키 공항’도 경기남부 신공항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혼슈 남동부 지역에 위치한 이바라키현은 현청이 위치한 미토시를 비롯, 42개의 시가 속해 있으며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29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바라키현은 주 산업이 농업인 지역으로 평야가 많아 일본 내 쌀 주요 공급지로 꼽힌다. 또 채소·밤·배 등의 원예농업과 양돈·낙농 등 축산업도 발전해 있으며 최근 관광산업 역시 주요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바라키현을 비롯해 인근 토치기현과 군마현을 포함한 ‘키타칸토 3현’은 지난 2012년부터 2017년 5년 동안 숙박관광객 증가 폭이 190%를 기록, 같은 기간 도쿄도(142.3%)를 크게 웃돌았는데, 그 중심에 ‘이바라키 공항’이 있다. 

이바라키현 오미타시 햐쿠리에 위치한 이바라키 공항은 본래 명칭은 ‘햐쿠리 비행장’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 비행장으로 사용되었던 군공항이다. 2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후 이 공항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게 됐지만, 지역 주민들은 공군이라도 거주하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군기지 유치를 희망, 1966년 항공자위대의 햐쿠리 기지로 전환된다. 이후 30년가량 군공항으로 사용됐던 이 공항은 1995년 일본 정부가 ‘햐쿠리 비행장 민간 공용화 구상’을 발표하면서 민간 공항으로 첫발을 내디뎠고, 2000년부터 민간 공용 사업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 10년 후인 2010년 ‘이바라키 공항 터미널’이 개항했다. 

이바라키 공항 조성사업에는 총 540억 엔(한화 약 6천800억 원)이 투입됐다. 저가항공사를 대상으로 저비용 공항 형태로 지어졌는데, 이는 인근의 나리타ㆍ하네다공항의 비싼 착륙료 및 관리비로 어려움을 겪는 항공사를 이바라키 공항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적 차원이다.

이 같이 이바라키 공항이 탄생하는 과정에서는 주민들의 의사가 결정적이었다. 대대로 농업을 주 산업으로 하는 이바라키현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고, 이를 주민 스스로 ‘공항’에서 찾은 것이다. 

가족 대대로 이바라키현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와타나베 이바라키현청 공항대책과장(50)은 “주민들은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군공항 이라도 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고, 이러한 차원에서 민간공항도 적극적으로 희망했다”며 “일부 주민들은 공항 주변에 기차 등 SOC 시설이 부족하고 취항노선도 불분명하다고 민간 공항 개발을 반대했었지만 결국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큰 과제 앞에 모두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민간공항 조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꾀해야”
인천·김포공항으로 집중되는 항공 수요를 분산할 ‘경기남부 신공항’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민간공항 조성이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공항이 들어설 경우 부가적으로 조성되는 상업·숙박시설 등으로 인해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하고, 외부인의 유입으로 지역 관광지·명소 활성화도 실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정철 인하대학교 융합기술경영학부 교수는 “공항이 위치한 지역을 보면 공항을 중심으로 교통·상업 관련 인프라가 조성돼 있다”며 “공항 조성 후 철도·도로 등 도시 인프라를 강화하면 새로운 경제권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석 수원대학교 건축도시부동산학부 교수는 수원 군공항 이전 시 협의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교수는 “수원 군공항을 이전하면서 ‘민·군 통합 개발 방식’을 통해 경기남부 신공항을 조성하는 것은 반드시 도로, 철도 등의 교통 인프라가 전제돼야 한다”며 “민간공항 조성을 통해 교통 인프라가 마련되면 상업·숙박시설 등도 이어서 입주해 지역 내 고용을 촉진해 경제에 활기를 주는 등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ㆍ사진_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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