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없는 정책… 경기도 염전 몰락 위기
현실성 없는 정책… 경기도 염전 몰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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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지사 ‘염전 살려라’ 특명 1년 지났지만 암흑기 여전
중국산 저가 공세에… 화성지역 15곳 중 6곳만 남아
비용부담에 시설 자동화 신청 ‘0’… “제값 판매” 호소
6일 오후 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화성시 서신면 천일염전 대부분이 소금 생산을 중단한 채 파손되거나,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등 황폐화 돼 있다. 이곳의 한 염부는 “값싼 중국산 소금 탓에 여기서 많이 생산해봐야 팔리지도 않는다”고 하소연 했다.  김시범기자
6일 오후 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화성시 서신면 천일염전 대부분이 소금 생산을 중단한 채 파손되거나,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등 황폐화 돼 있다. 이곳의 한 염부는 “값싼 중국산 소금 탓에 여기서 많이 생산해봐야 팔리지도 않는다”고 하소연 했다. 김시범기자

“저가 공세를 퍼붓는 중국산 소금에 밀려 경기도 천일염이 창고 천장에 닿을 듯 쌓여 있습니다. 이대로면 앞으로 길어야 5년 내 경기도에서 염전은 자취를 감출 겁니다”

60여 년 전통을 가진 경기도 염전의 연이은 폐업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염전 활성화’ 특명(본보 2018년 7월 26일자 1면)을 내린 가운데, 1년 넘게 세월이 흘렀으나 도내 염전의 ‘암흑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찾은 화성시 서신면 일대 염전 밀집지역. 이곳에는 과거 15곳의 염전이 운영됐으나 지난해 7곳으로 감소한 뒤 올해 또 1곳이 잠정 폐쇄하면서 소금을 채취하는 염전은 6곳으로 줄었다. 아직 운영 중인 염전이 남았으나 이곳에는 인기척을 느낄 수 없는 스산한 분위기만 가득했다. 통상 천일염은 10월 말부터 생산이 중단되는 탓에 현재 시기에는 막바지 소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야 하지만 이날 염전 작업을 진행 중인 곳은 단 한 곳뿐이었다. 일부 염전의 염판(소금을 걷고자 만든 판)은 오랜 시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는지 잡초가 무성했고, 염전 중간 중간에는 쓰다 버린 장화, 고무호스 등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채취한 천일염을 포장하기 전 보관해놓는 소금 창고들은 거미줄이 덕지덕지 붙은 굵은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1세대 염부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염부가 됐다는 40년 경력의 A씨(62)는 “도내 염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20㎏ 기준 소매가가 7천~8천 원인데, 중국산 소금은 시중에서 4천 원대 가격으로 팔리는 중”이라며 “공장이나 음식점 등에서 값싼 중국산 소금을 쓰는 탓에 수익이 없어 소금 생산을 하지 않을 때는 조경 막노동 일을 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염전을 돕겠다며 내놓은 방안이 자동화 설비 등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인데, 자부담 비율이 30%가 넘어 아무도 신청하지 못했다”며 “염부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소금을 제값에 안정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미 창고에 쌓여버린 올해 소금을 처리하지 못하면 당장 내년에라도 폐업 신고를 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염부 B씨(71) 역시 “농협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염전을 돕겠다면서 대량으로 소금을 구매하는데 20㎏당 4천500원까지 가격을 깎아달라고 한다”며 “염부들 입장에서는 소금을 그냥 버릴 순 없으니 헐값에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파는 것뿐이지 별로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7월 경기도는 이재명 지사의 지시에 따라 도내 염전을 활성화하고자 현장 실태조사 진행과 함께 △도내 수협과 소금 1만 포 소비 매칭 계획 수립 △귀어귀촌 박람회 시 경기도 소금 전시 및 홍보 추진 등의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도는 당시 검토된 계획들이 아닌 ‘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 이마저도 자부담 탓에 단 한 곳의 농가도 신청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염전의 판로를 확대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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