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 예산 태부족… 트라우마 시달리는 인천경찰들
심리치료 예산 태부족… 트라우마 시달리는 인천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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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살인사건 현장 10여년간 악몽·악성민원 스트레스 신음
인천소방본부 비해 인원 훨씬 많지만 예산은 적어… 눈치 상담

#.경찰 경력 10년째인 A씨는 경찰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빌라 살인사건을 마주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비슷한 빌라만 지나면 그때 봤던 끔찍한 장면이 악몽처럼 되풀이 된다.

A씨는 “그때 처음 사건 현장을 봤던 당시의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10년이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곤 한다”고 했다.

#. 인천지역 한 경찰서에서 민원업무를 맡은 B씨는 지난 인사이동 때 다른 부서로 전출을 신청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 폭언하는 민원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다. B씨는 “갑자기 원형탈모가 생기고, 집에 가서 자려해도 민원인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현상을 겪다가 전출을 신청했다”며 “대민지원 업무를 하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자괴감이 들지만, 심리센터 같은 곳에 가기에는 주변 눈치가보여 가지 못한다”고 했다.

인천지역의 많은 경찰이 각종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심리치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찰공무원 수의 절반 수준인 인천소방본부의 심리치료 예산보다도 적어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경찰청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인천지역 경찰관을 위한 심리치료 예산은 1억4천400만원이다.

이는 지난 7월 인하대병원에 문을 연 마음동행센터에 사용하는 예산으로, 전액 국비다.

인천지역 경찰공무원의 유일한 심리 관련 예산은 인천 경찰공무원 수(6천175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소방공무원(2천995명) 예산과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라다.

인천소방본부의 경우 소방청에서 지원하는 국비 외에도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찾아가는 심리상담실 운영 예산 1억6천800만원, 심신안정 프로그램 운영 예산 3천500만원 등 2억300만원의 심리 관련 예산이 있다.

지자체 지원 소방예산만 계산해도 인천 경찰에 대한 예산이 5천900만원이나 적은 셈이다.

소방의 경우 상시적인 심리 관리가 가능한 심신안정실을 비롯해 2년에 1번씩 전체 직원을 면담해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하지만 경찰은 소방에 비해 인원은 많고 예산은 적어 전체 직원을 면담할 시도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2017년에 경찰, 소방, 해경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용역을 했더니 프로그램이 체계적이긴 하지만, 예산이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현재의 경찰 예산보다 3배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 내 한 심리상담 전문가는 “경찰은 통상적인 트라우마 외에도 대민업무가 잦아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는 류의 또다른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충분한 심리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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