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경제성장률과 ‘金추’
[지지대] 경제성장률과 ‘金추’
  • 김규태 경제부장 kkt@kyeonggi.com
  • 노출승인 2019.10.24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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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엔 날개가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관련된 얘기다. 한때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용으로, 동북아 경제를 이끌어 나갈 국가로 주목 받았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고, 냉전의 시대에 둘로 나눠진 이념을 하나로 묶어낸 88 서울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만들어냈다. 또 2002 한일 월드컵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세계 4대 스포츠 축제를 모두 경험한 그랜드슬램 국가로 우뚝 서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 징후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실물경제가 너무나도 오래 정체돼 있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IMF 때보다도 경기가 어렵다고, 현금이 전혀 돌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이 올해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정했던 경제성장률 2%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둔화되면서 사실상 2%의 성장은 물건너간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에 다녀왔다. 오르는 것에는 날개가 있었다. 금값이 된 배추 얘기다. 포기당 6천 원을 넘어서고 있다. 그야말로 ‘金추’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부들 사이에선 “올해 김장은 포기”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식탁에서 김장 김치를 볼 수 없는 현상이 어쩌면 올 겨울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가을 태풍으로 인한 수급의 불안전성과 나쁜 작황의 여파로 배추는 지금보다 더 비싸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현장 경제는 어려운데 아이러니 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좋아지고,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무슨 지표를 근거로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리는 것인지 궁금하다. 필부필녀(匹夫匹婦)가 다니는 마트나 재래시장의 실물경제를 제대로 보기는 하는 걸까. 축구 감독이 필드에 나설 선수단과의 미팅은 뒤로 하고 혼자 방안에 앉아 보드판에서 이기는 축구를 상상하는 꼴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빨간불은 파란불로 바꾸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빨간불을 오래두면 기다리는 차들로 도로는 과포화 상태가 되고, 결국 폭발한 운전자들은 성난 민심을 표출할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필부필녀(匹夫匹婦)에게는 최고의 고민거리다. 이제라도 경제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을 내려 환부는 도려내야 한다. 보편적 복지는 잠시 뒤로 하고 ‘金추’를 다시 ‘배추’로 돌려놓는 경제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촛불의 힘이 다시 어디로 향할 지 모른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김규태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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