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형·시민참여형 도시재생] 역사·이야기·개발 ‘3박자’… 내항·개항장 ‘재탄생’
[인천형·시민참여형 도시재생] 역사·이야기·개발 ‘3박자’… 내항·개항장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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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항 재개발 ‘환황해권 해양관광 중심지 육성’ 청사진
해양문화·복합업무·열린주거·혁신산업·관광여가 5대 특화
월미산~인천대로·개항장·원도심 3대 축 조성 ‘상생발전’

인천의 도시개발 경향은 수익만을 강조하던 종전 방식에서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결합한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내항’과 ‘개항장’이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1월 9일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인천 내항 미래비전 선포식을 열고, 시민과 함께 발전시키는 내항 재개발과 개항장 역사자원을 활용한 원도심재생 관련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시는 앞으로 내항과 개항장이 가진 100년의 역사와 기억을 시민과 공유하고, 기능 폐쇄를 앞둔 내항의 시민활용 방안을 공론화해 ‘인천형·시민참여형 도시재생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 포구에서 항만으로
인천 내항과 개항장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제물포’는 갯골에 암반으로 이뤄졌던 포구로, 인천·부평지역의 세곡을 모아두던 성창이 있어 성창포라고도 했다. 조운선과 성창의 방어를 위해 설치한 제물진을 지난 1656년 강화도로 옮긴 이후에는 어선의 정박처와 나루터로 이용했다.

지난 1883년 1월 1일 제물포는 조선의 3번째 개항장으로 문을 연 이후 관세행정을 위한 인천해관 청사가 현재의 인천역 인근에 자리했다. 그러나 종전 제물포는 낮은 수심 등으로 근대식 기선의 정박이 불가능해 새로운 항만 시설이 필요했다. 이후 인천해관은 지난 1884년 7월 항만 건설에 들어가 1년 후인 1885년 8월 준공했다.

새로운 항만 주변으로는 기업과 상점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인천의 상공인 14명이 모여 창립한 곡물 선물거래시장 ‘미두취인소’, 일본과 중국을 연결하는 일본계 해운회사인 ‘일본우선주식회사’ 및 ‘오사카상선주식회사’ 인천지점, 소형 선박을 이용해 먼바다에 정박한 기선으로부터 화물과 여객을 부두까지 수송한 ‘코오리회조점’ 등이 제물포에 자리 잡은 대표적 기업과 상점들이다. 이 밖에도 인부를 조달한 ‘야마토쿠미’ 등 하역인부 용역회사, 경인철도 개통 전 여행객들을 위해 세워진 ‘대불호텔’ 등 숙박업소도 비슷한 시기 개항장에 생겨났다.

지난 4월 20일 인천 상상플랫폼 세미나실에서 열린 ‘도시재생 산업박람회 내항 시민참여 워크숍’에 참석한 박남춘 인천시장이 시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지난 4월 20일 인천 상상플랫폼 세미나실에서 열린 ‘도시재생 산업박람회 내항 시민참여 워크숍’에 참석한 박남춘 인천시장이 시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 이중갑문식 도크와 내항의 등장
러일전쟁 기간 중 일본군이 인천을 군수기지로 활용하면서 비좁은 제물포 부두가 문제로 드러났다. 이에 지난 1906년 92만원의 예산으로 6년 동안 종전 부두의 남쪽 해안을 매립해 또다시 새로운 항만을 조성했다. 당시 매립으로 확충한 부두 면적만 5만9천425㎡에 달한다.

그러나 신규 항만 시설은 이중갑문식 도크를 갖춘 새로운 인천항이 만들어질 때까지 7년 정도만 기능을 했을 뿐이다. 이는 부두의 면적 확충을 위해 만들어진 것일 뿐, 수심이 얕고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인천 연안의 지리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등장한 이중갑문식 도크는 5천t급 대형선박의 상시 정박을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토대로 인천항은 물동량이 부산에 이어 2위로 성장했다. 당시 인천항은 일본을 포함한 중국과 동남아 등을 교역 대상으로 다변화해 국제무역항으로 발전했다. 이에 따라 도심도 점차 커지면서 미두취인소, 조선상업은행, 인천우체국, 인천세관 등 기관과 기업도 인천 곳곳으로 옮겨갔다.

인천항의 제2도크는 선박 대형화에 따라 1930년대부터 필요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1935년 이중갑문식 도크의 남쪽 해안으로 제2도크 설치를 위한 매립공사를 했다. 그러나 태평양전쟁이 일어나면서 제2도크 공사는 그대로 멈춰선 채 광복을 맞이해야 했다.

이로부터 20여년이 지난 1967년 정부는 제2도크를 대신해 5만t급 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한 내항 전면 도크화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 따라 소월미도에서 연안부두 일대를 매립했고, 월미도와 소월미도 사이에 갑문 2기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8개의 부두를 갖춘 인천 내항이 처음으로 본모습을 드러냈다.

■ 100년 역사의 내항·개항장
인천 중구 해안동과 항동 일대에서는 개항장의 역사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인천 아트플랫폼으로 변신한 ‘코오리회조점’은 지난 1902년 ‘코오리 킨자부로’라는 해운업자가 건립한 회조점 사무소다. 회조점은 해운업자와 화주 사이에서 화물운송 관련 일을 위탁받아 운영했던 상점을 말한다. 광복 이후에는 동방운수주식회사가 인천지점과 창고로 활용했다. 이후 2000년대 초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2009년 현재의 ‘인천 아트플랫폼’으로 재탄생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카페 ‘팟알’은 개항장 시기의 일본계 하역인부 용역회사인 ‘야마토쿠미’ 사무소다. 이 건물은 1890년대 지어진 일본식 목조 건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까지 개인주택으로 이용했던 야마토쿠미 사무실은 2012년 1년여에 걸친 보수공사를 통해 현재의 카페 팟알로 탈바꿈했다.

‘대불호텔’은 일본인 ‘호리 리키타로오’가 지난 1884년 건축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호텔이다. 건축자재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개점 이후 성황을 누렸지만, 1899년 9월 18일 경인철도가 생기면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이후 1918년 중국인이 인수해 중국음식점으로 간판을 교체했다. 그러나 현재 대불호텔 건물은 남아있지 않다. 1978년 건물을 철거한 이후 최근까지 주차장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1892년 지어진 ‘하야시상점’ 사무소와 1941년 지어진 ‘아사히쿠미’ 창고건물은 2009년부터 3년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한국근대문학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밖에 지난 1923년 신축·건립한 ‘인천우체국’, 등록문화재 제248호인 ‘일본우선주식회사’ 등도 개항장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장소들이다.

지난 9월 18일 인천도시역사관에서 한 ‘내항 탐사’에 참가한 시민이 1880년대 일본식 목조 건물인 카페 ‘팟알’을 둘러보고 있다. 인천항 개항 초기 이곳에는 인부를 관리했던 하역인부 용역회사 ‘야마토쿠미’가 자리했다. 인천도시역사관 제공
지난 9월 18일 인천도시역사관에서 한 ‘내항 탐사’에 참가한 시민이 1880년대 일본식 목조 건물인 카페 ‘팟알’을 둘러보고 있다. 인천항 개항 초기 이곳에는 인부를 관리했던 하역인부 용역회사 ‘야마토쿠미’가 자리했다. 인천도시역사관 제공

■ 인천 내항 미래비전 선포식
시는 지난 1월 9일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을 비롯해 시민과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내항 미래비전 선포식을 열고 내항 재개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은 ‘환황해권 해양관광 중심지 육성’이라는 비전 아래 ‘원도심과 함께하는 세계적인 해양도시 구현’을 목표로 5개의 추진전략을 담고 있다.

5개 추진전략은 환황해권 경제 중추거점 육성, 원도심 상생발전,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복합도심 조성, 지속 가능한 스마트 정주기반 구축, 미래 성장을 위한 혁신기반 마련 등이다.

이를 위해 시는 내항을 해양문화지구, 복합업무지구, 열린주거지구, 혁신산업지구, 관광여가지구 등 5대 특화지구로 나누고 해양관광(월미산~인천대로), 개항장, 원도심 등 3대 축을 조성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상생발전을 도모하기로 했다.

특히 시는 민선7기 원도심 정책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통해 ‘친수공간을 연결한 활기찬 해양친수도시 조성’, ‘개항장 역사자원을 활용한 원도심재생’, ‘내항과 개항장을 하나의 생활권’ 등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 시민과 함께 숨 쉬는 내항·개항장
시와 인천도시역사관은 10월 16~17일 내항과 개항장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내항탐사’를 했다.

시는 인천도시역사관 성인보도답사 프로그램인 ‘도시탐사’에 원도심 재생거점인 내항·개항장을 결합해 ‘시민이 주인이 되는 내항재생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내항탐사를 마련했다.

첫날에는 구혜림 시 재생콘텐츠과장이 지난 1974년 갑문 이전과 함께 현재까지 무역항 기능을 수행해온 인천항을 비롯해 앞으로 기능을 전환할 내항 1·8부두의 재생 배경 및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배성수 인천도시역사관 관장은 시민이 친숙한 호구포, 제물포 등 부두의 역사와 과거 바다였던 개항장의 성장을 연대기로 풀어냈다.

둘째 날은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한 내항을 직접 들어가 경험하는 형태로 본격적인 내항탐사를 했다. 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해설과 함께 등록문화재인 세관과 부속건물, 원형 그대로인 한국근대문학관, 짐꾼의 애환이 서린 칠통마당 등을 둘러봤다.

시는 앞으로도 내항탐사와 같은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근대 인천의 역사를 시민에게 소개하고, 내항과 개항장을 소중한 유산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항에 대한 인천형·시민참여형 도시재생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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