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북한 고속철 건설 위한 국제 컨소시엄을 만들자
[아침을 열면서] 북한 고속철 건설 위한 국제 컨소시엄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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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북한은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는 통지문을 보내왔다. 남북관계의 중대한 위기지만 이를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실무회담으로 풀기 어렵다면 고위급회담이나 특사를 통해 새로운 방안을 논의하자. 관광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북핵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해선 더욱 큰 틀에서 관광산업 전반을 놓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관광을 국가 핵심 사업으로 키우려 하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미흡하고 서비스 운영 경험도 부족하다.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남한이 파트너가 된다면 관광을 한반도의 미래 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북한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시급한 문제 중 하나는 교통 인프라 건설이다. 예를 들어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에는 엄청난 규모로 관광 및 숙박 시설이 건설되고 있지만 교통수단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전에 비해 갈마공항의 인프라가 개선됐지만 대규모 관광객 수용을 위해선 고속철도 건설이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북한이 평양~원산 구간에 신칸센을 놓아달라고 일본에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한 중국은 오래전부터 평양~신의주 구간 경의선 고속철 건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만약 한국이 배제되고 다른 국가가 북한 고속철 건설에 참여하게 된다면 통탄할 일이다. 퍼주기 논란은 고사하고 앞으로 북한 투자에서 우리가 소외될 것을 염려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를 위해선 서울~평양 구간에 고속철을 놓아야 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KTX를 북한 전역에 건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중요 기간시설인 고속철은 외국의 도움 없이 남북한 자력으로 건설하는 것이 좋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사회 내부에 이견이 있을 수 있고, 북한 고속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구성하고 국제 컨소시엄을 통해 참여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이라도 북한 관광산업에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을 한국이 적극 지원한다면, 북한의 신뢰를 확보하고 비핵화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철도는 비상업적 공공 인프라이므로 유엔 제재의 예외 조치로 인정받는 방안도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국제 컨소시엄은 한국을 비롯 중국·러시아·일본·미국 등 국가들로 구성될 수 있으며, 철도망 구축과 함께 경제특구 개발에도 이들 국가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미 중국은 단둥~신의주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나선~훈춘~하산 삼각 협력에 관심이 크다. 일본은 전쟁배상금이 합의되면 원산 지역 투자가 유망하며, 미국은 동해안 관광단지나 자원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국제 컨소시엄의 기능을 철도 연결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북한 경제특구 개발도 포함하자는 제안이다. 북한 성장의 열매를 주변 국가들과 나누는 이익공유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동의와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북한 철도는 유라시아 철도의 연장으로서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당면한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미래 한반도의 원대한 구상과 연계하는 창의적 해법이 필요하다.

민경태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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