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_빗나간 상혼 ‘동물수난’] 카페·전시장 ‘돈벌이 급급’… 위생·동물권 ‘사각지대’
[현장&_빗나간 상혼 ‘동물수난’] 카페·전시장 ‘돈벌이 급급’… 위생·동물권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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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들어서니 돼지 등 ‘배설물’ 악취… 고슴도치 이상행동
전시장엔 작품대신 동물 차지… 열악한 환경 손님들 당혹
7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카페에서 전시·사육 중인 토끼들이 배설물 사이에 웅크리고 있다. 안하경기자
7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카페에서 전시·사육 중인 토끼들이 배설물 사이에 웅크리고 있다. 안하경기자

“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라고요? 이렇게 지저분하고 동물을 아무렇게나 내버려둔 곳에는 다시 오고 싶지 않네요.”

7일 오후 2시께 인천 서구 청라동의 A카페. 이곳은 식품접객업소이지만, 실상은 실내동물원으로 운영 중이다. 카페 문을 열자마자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카페 안은 돼지, 토끼, 거북, 도마뱀 등 동물들이 서로 뒤엉켜 살고 있다. 이들 동물 주변으로 악취의 정체가 금세 눈에 띈다. 바로 동물의 배설물이다.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은 주변을 오가는 동물과 냄새를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음료를 마신다. 이 옆으로 비좁은 우리에 갇힌 미어캣과 고슴도치는 30여분 내내 같은 공간을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는 이상 행동을 보인다.

비슷한 시각, 인근 연희동의 B전시장은 예술 작품을 대신해 동물들이 자리했다. 이곳 역시 A카페와 마찬가지로 등록 업종과 운영 실상이 전혀 다른 곳이다.

이곳의 알파카는 먹이를 주던 손님들이 자리를 뜨자 보채듯이 텅 빈 플라스틱 먹이통을 마구 물어뜯는다. 한쪽에 놓인 수족관은 손바닥만한 물고기 20여마리로 가득 차 유리벽 뒤의 벽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다.

손님 김유경씨(40)는 “조카들이 동물들을 보고 싶어해 인터넷을 보고 찾아왔다”며 “막상 와보니 위생 상황이 좋지 않아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인천지역 일부 식품접객업소와 전시장이 무분별하게 동물들을 사육·전시하고 있어 위생과 동물 복지에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에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법)’에 따라 동물원·수족관으로 등록한 곳은 6곳에 불과하다. 동물원법상 동물원·수족관은 진료시설·격리시설, 수의사 1명 이상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둘러본 A카페와 B전시장 등은 모두 동물원법이 정한 동물원·수족관이 아니라서 관련 인력조차 없다. 더욱이 A카페처럼 동물을 사육·전시하는 식품접객업소에서는 동물 전시공간을 완전히 분리하도록 한 식품위생법도 지켜지지 않는다.

이처럼 동물원·수족관으로 등록하지 않은 식품접객업소와 전시장 등이 멋대로 동물을 사육·전시하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동물 복지에도 구멍이 났다. A카페의 미어캣과 고슴도치가 보인 모습은 이른바 ‘정형행동’으로, 격리 사육하는 동물이나 우리에 갇힌 동물이 종종 보이는 정신적 이상 행동이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동물원·수족관을 빙자한 식품접객업소와 전시장은 동물에 맞는 서식 환경 등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며 “관련 법령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카페 관계자는 “위생과 동물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식품위생법 위반에 대해서는 시설 공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안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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