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린벨트 훼손이 수천 건 달하는데 / 어떻게 ‘규제 혁파’를 요구할 수 있나
[사설] 그린벨트 훼손이 수천 건 달하는데 / 어떻게 ‘규제 혁파’를 요구할 수 있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전의 앞뒤 면과도 같다. 규제 준수와 규제 혁파의 양면이다. 규제는 법에 의해 이뤄진다. 규제를 따르는 것이 법을 따르는 것이다. 그 규제가 재산권 침해를 가져온다. 그때 비로소 규제 혁파의 필요성이 증명된다. 그린벨트 정책이 대표적이다. 경기도 내 그린벨트는 1천200여㎢다. 전국 3천800여㎢의 30%다. 합리적 재조정의 필요성이 크다. 이를 위해서는 그린벨트의 재산권 침해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본보 확인 결과, 현실이 이와 다르다. 그린벨트 훼손 행위가 곳곳에서 만연하고 있다. 2010년 958건에서 2018년 2천316건까지 늘었다. 올해도 8월을 기준으로 이미 2천174건을 기록하고 있다. 10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음식점ㆍ창고ㆍ비닐하우스 등으로 둔갑한 경우가 많다. 산림을 모두 훼손한 뒤 다른 목적으로 형질을 변경한 경우도 많다. 그 기간 지방자치단체는 규제 혁파에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기간이 겹친다.
하지만 처벌은 정반대로 갔다. 그린벨트 훼손에 대한 처벌은 원상복구 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다. 시군이 최근 3년간 부과한 이행강제금은 3천220건에 606억원이다. 자체 적발 또는 민원 제기, 신고 등으로 처리된 불법들이다. 징수율이 불과 32%다. 징수율의 연도별 추이도 볼 필요가 있다. 2017년 42%, 2018년 19%, 올해(8월 기준) 12%로 점점 떨어지고 있다. 위반 행위는 늘어나는데 이행금 징수는 줄어들고 있다.
그린벨트 규제의 합리적 조정은 도민의 숙원이다. 화장실 하나도 못 고치는 재산권 침해는 풀려야 한다. 다만, 여기에는 도민의 현실적 피해가 증명돼야 한다. 이미 그린벨트를 훼손해 이익을 취하는데 무슨 규제 혁파를 말하나. 같은 수도권인 서울과 비교해 봐도 그렇다. 149㎢의 그린벨트가 있는 서울에서 적발된 불법은 60여건이다. 1㎢당 0.4건이다. 경기도는 2건이다. 전국 어디보다도 경기도의 불법이 넓고 심각하다.
이런 이유를 짐작 못 할 바 아니다. 일선 시군의 단속 의지가 부족하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선출직 단체장들의 뜻이 없다. 굳이 단속해서 표 떨어뜨릴 필요 없다고 본다. 모른 척하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시정을 지배하고 있다. 이래 놓고 때만 되면 그린벨트 해제를 요구한다. 정부가 이런 실상을 모르겠나. 위성사진 속에 훤히 드러난 그린벨트 훼손 현장을 다 보고 있다. 속출하는 ‘그린벨트 비위 정보’까지 다 알고 있다.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 그린벨트 위반 행위는 처벌해야 할 불법이다. 이 단속 행정이 제대로 집행될 때 비소로 그린벨트 해제 요구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