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수능 후 찾아가는 성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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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났다. 오늘은 실로 장대한 기도의 시간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고등학교 교정을 찾았다. 두 아이를 키웠던 그 옛날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수능 후 고등학교 분위기는 생동감으로 가득했다. 어디에서나 천천히 느릿느릿 걷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 손발 입 어느 한 부분 굳어 있는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수능 후 고등학교 교정은 희망의 2020년을 보는 듯했다.

이번 수능시험을 치른 고등학교 3학년은 앞으로 한 달 남짓만 있으면 대체로 19세 전후가 된다. 성년의 나이를 만 19세로 정한 것은 법적으로 자기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로 인정한 것이며 현행법상 만 18세가 되면 부모의 동의 없이도 혼인을 할 수 있는 것도 성인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라 생각된다.

옛 예서(禮書)에는 남자가 15세에서 20세가 되면 어른의 복색을 입히고 관을 씌우는 관례와 여자에게 어른의 복색을 입히고 비녀를 꽂아주는 겨레를 올려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일깨우는 책성인지례(責成人之禮)를 올렸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생활풍습이 변화하여 상투를 틀고 관을 쓰거나 쪽을 지는 일이 거의 없어져 관례나 계례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어른이 되는 의식’이라는 근본 뜻을 살려‘성년례’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1973년 이후에 매해 오월의 셋째 주 월요일 하루뿐인 성년의 날을 1997년부터는 성년주간(셋째 주간)으로 일주일 동안으로 설정했으며, 성년의 나이도 20세에서 2013년부터는 19세로 정해 확대 시행하도록 했다. 그렇지만, 오월의 성년주간 고등학교 3학년은 긴장의 연속이며 빈틈없는 공부시간표로 꽉 차 감히 성년례를 꺼내기가 민망할 때이다.

성년례란 유년기와 성년기를 일정한 의식을 통해 명확히 구분 지어 줌으로써 개인의 의식변화와 함께 성년에 걸 맞는 행동의 변화까지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어 사회 구성원으로 바른 몫을 해내도록 권고하는 절차다. 사회에 나가면 타율보다는 아무래도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마련이어서 친구도 사귀고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을 하며 술자리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것이다.

안산시에서는 전국 최초로 ‘수능 후, 찾아가는 전통성년례’를 기획했다. 이제 곧 제도권 밖으로 나가기 직전의 12개 고등학교 4천5백여 명의 학생들에게 성년례를 올려주게 된다. 성년의식 바로 전에는 호감 이미지연출, 멋진 인사 악수예절, 자기소개와 명함 주고받기, 술(차) 마시는 예절 그리고 성년례의 참 의미를 설명하는 틈새 특강을 한다.

수능 후, 찾아가는 전통성년례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누구나 거치게 되는 관혼상제 중 첫 번째로 절차상 세 번에 걸쳐 의복과 관모를 바꿔 착용하는 의식이며 초가례(初加禮)는 아동복에서 심의복으로, 재가례(再加禮)는 심의복에서 관리의 출입복으로, 삼가례(三加禮)는 선비복으로 갈아입히며 각각의 축사를 내린다. 그리고 술은 향기로우나 과음하면 실수하기 쉽고 몸에 해가 되니 항상 분수를 지켜 알맞도록 마셔야 한다는 초례(醮禮)와 축사를 내린다.

성년자는 축사 후에 ‘삼가 명심하여 성심으로 받들겠습니다’ 하고 다짐한다. 또 ‘저는 이제, 성년이 됨에 있어서 오늘을 있게 하신 조상과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자손의 도리와 사회인으로서 정당한 권리와 신성한 의무에 충실하여 성년으로서의 본분을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성년선서를 한다.

성년례는 우리 민족의 고유문화유산이다. ‘길한 달 좋은 날에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하니 이제부터는 어린 마음을 버리고 성인의 덕을 지녀야 합니다….’ 이 초가례 축사를 들고 학교마다 찾아갈 요량이다.

강성금 안산시행복예절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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