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생활고 가족 자살, 사회안전망 강화해야
[사설] 또 생활고 가족 자살, 사회안전망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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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생활고를 겪던 일가족 등 4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일가족 3명은 정부로부터 매달 주거급여를 지원받던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다. 1명은 함께 살던 딸 친구로 확인됐다. 집 내부에서 이들이 각자 쓴 유서가 발견됐으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숨진 A씨는 수년 전 남편과 이혼 뒤 20대 남매 둘을 데리고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무직, 딸은 대학 휴학 중이었다. A씨는 바리스타 일을 하다가 손떨림 증상으로 지난해 실직한 뒤 1년 가까이 월평균 24만원의 주거급여를 받았다. 지난해 10월엔 생계 곤란으로 긴급지원을 신청해 지자체로부터 3개월간 월 95만원씩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긴급지원이 끊긴 뒤에는 주거급여 외에 별다른 소득이 없어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숨진 일가족이 지방자치단체의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었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자체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사업을 하면서 위기 가정을 찾아내 직접 지원하거나 다른 기관에 지원을 연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자체가 관리비와 전기·가스·수도요금이 일정 기간 체납된 가정을 대상으로 위기가정을 찾다 보니 관리비 등을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납부한 A씨 가족은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3개월간 긴급지원을 받다가 중단된 가정인데도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2014년 ‘송파 세모녀’ 사건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 송파구는 가스나 전기요금 체납 내역을 관련 기관에서 받아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찾아내 지원해왔는데, 세모녀는 가스·전기요금을 체납하지 않아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송파 세모녀’ 사건 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개정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범위가 확대됐으나 복지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지자체들은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수천 가구에 달해 개별 사정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정기간 관리비 등이 체납된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은 허점이 많다.
생활고 비관에 따른 일가족의 극단적 선택은 복지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면서 잊을 만하면 반복된다. 지난 5월 시흥과 의정부에서도 일어나는 등 올해만도 전국에서 여러 건 발생했다.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만 사회안전망이 허술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무상’ 시리즈 등 복지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은 소외 당하고 있다. 좀 더 촘촘한 맞춤형 복지가 필요하다. 법 테두리 밖 위기 가정에 대한 복지시스템 강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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