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려했던 도내 섬유업, 근본이 흔들린다
[사설] 화려했던 도내 섬유업, 근본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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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반월염색단지가 쪼그라들고 있다. 직접적 원인은 가격 경쟁력 저하다. 입주 기업 매출의 80% 정도가 해외 수출이다. 경쟁국으로는 동남아 여러 국가다.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싸다. 자연히 제조원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제품 가격도 그만큼 비싸다. 수출이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 연간 1억~3억원씩의 매출 적자는 보통이다. 입주 기업들 대부분이 간신히 경영하고 있다. 공장 규모가 큰 업체일수록 적자는 더 크다.
이 파장은 기업 영세화로 이어지고 있다. 1980년대 공단 입주 업체는 60여 개였다. 최근 이 수가 80여 개로 늘었다. 사업이 잘돼서라면 좋은 일이다. 그게 아니다. 대형 공장들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영세 업체들이 들어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기업이 국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꼭 필요한 게 규모의 경제다. 이 기준에서 무너지는 것이다. 기업 전체가 영세화돼가고 있는 것이다. 관련 산업의 붕괴를 점치게 하는 나쁜 시그널이다.
인력 수급도 심각한 수준이다. 염색 공정은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한 작업이다. 계속 근무로 취득해야 하는 숙련도다. 이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포천 양문산업단지에 46개 섬유염색업체가 들어서 있다.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언어 등 소통에 문제는 그렇다 친다. 더 큰 문제는 경력 단절이다. 배울만하면 퇴직한다.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도 기피업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업체마다 ‘사람 없다’고 아우성이다.
섬유산업은 경기도가 중심이다. 모두 8천700개 섬유 관련 업체가 있다. 전국 4만7천800개의 20% 가깝다.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편직과 염색가공 분야만 놓고 보면 전국업체의 50%가 경기도에 있다. 섬유 산업 가운데도 경제성이 높은 분야다. 반월염색단지가 있는 경기 서부 일대와 포천 양문산업단지가 있는 경기 북부 일대는 이미 지역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했다. 업계 어려움이 곧 지역 위기로 다가오는 이유다.
대책을 내야 한다. 가격 경쟁력을 이길 수단은 규모와 기술이다. 공장이 커져야 하고, 기술력이 향상돼야 한다. 이걸 기업에만 맡기면 안 된다.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기업들이다. 공장 확대ㆍ기술 개발을 생각할 수 없다. 결국,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 직접 지원해 주거나, 정부 지원을 건의해야 한다. 업체들이 지금 섬유패션클러스터센터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업체들이 하겠나. 지자체와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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