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자주 바뀌는 입시제도
[지지대] 자주 바뀌는 입시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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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가 또 바뀌었다. 정부 수립 후 19번째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시제도도 바뀌었다. 1945년부터 1953년까지 입시제도는 대학별 단독시험제였다. 68년까지는 대학별 시험과 본고사를 왔다 갔다 하다가 69년부터 자리를 잡았다. 1969년~80년은 ‘본고사’ 세대로 불리는데 수험생은 대입시험을 두 번 치렀다. ‘예비고사’를 치르고, 여기서 자격을 얻은 학생들이 대학별 ‘본고사’를 봤다.

대입제도가 법적 근거를 가진 것은 1981년 학력고사가 실시된 이후다. 전두환 정권은 1981년 교육법과 730 교육조치를 통해 대입제도를 손질했다. 과외 전면금지와 함께 ‘학력고사’ 제도를 내놓았다. 본고사가 어려워 과외 등 사교육을 양산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이후 대선 후보마다 교육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1993년 김영삼 정권이 들어서며 수학능력시험(수능)이 도입됐다. 수능 첫해 수험생은 8월과 11월 두 번 시험을 쳤다. 하지만 수능 1차는 너무 쉽고, 2차는 너무 어려워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다음해부터 1회로 축소됐다. 김대중 정권 때도 수능은 유지됐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대입제도를 시행했다. 당시 이해찬 교육부 장관은 고교 0교시, 야간 자율학습과 월간 모의고사를 폐지했다. ‘봉사활동이나, 영어 등 특기 하나만 있으면 대학에 갈 수 있는 전형’도 도입했다. 대학들은 논술이나 심층면접을 도입, 1.4%였던 수시가 2002년 28.8%까지 올라갔다.

노무현 정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했다. 내신 중심 수시 비중이 크게 늘어 2007년 51.5%로 정시를 앞섰다. 9개 등급으로 수능 등급제가 도입됐고, 입학사정관제도 도입됐다. 이명박 정부는 입학사정관제를 확대, 대학이 저마다의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했다. 대입 전형이 3천개나 된다고 할 정도로 복잡해졌고, 학생들은 ‘스펙 쌓기’에 몰두했다. 박근혜 정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도입했다. 학종은 학교 안에서 교육활동 위주로 학생부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입시에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이 어떤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는지 몰라 ‘깜깜이 전형’이란 비판이 일었다. 수시 비율이 70%를 넘었다.

문재인 정부에선 학종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수능 위주의 정시확대 비율을 늘리기로 했다. 교육부가 지난 28일 서울 16개 대학이 2023학년도까지 정시 비율을 40%로 올리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연히 다른 대학까지 확산될 것이다. 정시확대 발표에 공교육 파행과 사교육 조장 등 입주위주 교육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입시정책에 학부모와 예비 수험생들은 또 혼란스럽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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