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려인 독립유공자 ‘마춘걸 선생’ 외증손녀 유스베틀라나씨
[인터뷰] 고려인 독립유공자 ‘마춘걸 선생’ 외증손녀 유스베틀라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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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증빙 강요… ‘영웅의 후손’ 자긍심 대신 모욕감만
기록보전 어려운 특징 무시한 채 ‘알아서 입증하라’ 태도로 일관
3년간 자료 수집 등 노력 물거품
독립유공자 후손이 제출한 출생증명기록이 정부 서훈보다 늦게 등록됐다는 이유로 국가보훈처가 후손 인정을 거부한 독립유공자 ‘마춘걸 선생’의 외증손녀 유스베틀라나 씨가 4일 남양주시 오남읍 자택에서 외증조부인 ‘마춘걸 선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독립유공자 후손이 제출한 출생증명기록이 정부 서훈보다 늦게 등록됐다는 이유로 국가보훈처가 후손 인정을 거부한 독립유공자 ‘마춘걸 선생’의 외증손녀 유스베틀라나 씨가 4일 남양주시 오남읍 자택에서 외증조부인 ‘마춘걸 선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고려인이라는 차이는 무시한 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증빙만 강요하는 국가보훈처 탓에 ‘영웅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이 한순간에 실망감으로 변해버렸습니다.”

4일 남양주시 오남읍에서 만난 고려인 독립유공자 ‘마춘걸 선생’의 외증손녀 유스베틀라나씨(35)는 정부가 출생증명기록을 믿을 수 없다며 마춘걸 후손 인정을 거부(본보 4일자 6면)한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유스베틀라나씨는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대한고려인협회와 고려인지원단체 너머의 도움을 받아 외증조부인 마춘걸 선생의 독립운동 활동을 입증하고 관련 자료를 국가보훈처에 제출, 올해 2월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았다”며 “이에 마춘걸 후손 신청을 했으나 돌아온 것은 후손으로 인정이 불가하다는 일방적인 통보뿐으로 모욕감까지 느꼈다”고 밝혔다.

그녀는 출생기록 등이 제대로 보전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고려인의 역사와 특징 등을 설명하고, 후손임을 인정할 수 있도록 다른 방법을 찾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국가보훈처는 ‘알아서 입증하라’는 식의 태도로 일관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녀는 “외증조부가 독립유공자로 인정되기 전에는 국가보훈처 관계자들이 남양주로 직접 찾아와 마춘걸에 대해 묻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고, 지난 2월에는 마춘걸이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며 포상을 위해 후손 등록을 하라는 공문을 보내오기도 했다”며 “3년간 독립운동에 대해 공부하고 외증조부의 자료 등을 수집한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녀는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고려인은 우리 동포이자 큰 자랑’이라며 예우의 뜻을 보인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국가보훈처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유스베틀라나씨는 “본인과 남편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자란 외국인이지만, 세 명의 자녀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한글을 사용하면서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인정되면 한국 국적 취득이 가능해져 자녀들이 대한민국 국민이자 ‘영웅의 후손’으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같은 민족으로 수용되지 못하는 것 같아 큰 실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독립유공자 후손 인정을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고자 기준을 강하게 적용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고려인처럼 특수한 경우 별도의 소명 기회를 주는 절차가 있어야 공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현숙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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