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고려인은 한 핏줄
[지지대] 고려인은 한 핏줄
  • 강현숙 사회부 차장 mom1209@kyeonggi.com
  • 입력   2019. 12. 26   오후 8 : 16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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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만 고려인 동포 여러분은 대한민국에게도 큰 자랑입니다. 3ㆍ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을 만나게 되어 매우 뜻 깊습니다. 82년 전인 1937년 겨울, 7만6천여 고려인들이 이곳 우즈베키스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 분들의 근면과 성실이 자손들에게 이어져 우즈베키스탄 정계와 재계, 문화예술계 등 곳곳에서 많은 고려인 후손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고려인을 언급하며 한 말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던 우즈베키스탄 거주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일일이 거명한 뒤, “훈포장을 받지 않았더라도 고려인 1세대는 모두 애국자이며 독립유공자”라고 격려했다. 대통령은 고려인을 각별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바라보는 고려인에 대한 시선은 따갑기 그지없다. ▶고려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몰도바·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그루지야) 등 독립국가연합 내에 살고 있는 한인 교포들을 말한다. 1937년 소련 시절 스탈린의 소수민족 배제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은 소련이 해체되고 배타적인 민주주의 운동이 확산되자 직장에서 추방당하는 등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옛 소련 지역이 여러 국가로 나뉘면서 국적을 재취득하지 못해 현재 거주하는 나라의 국적이 없는 ‘무국적자’ 고려인들이 발생하게 됐다. ▶최근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에서 가족단위로 이주하는 고려인들이 증가하면서 안산에는 고려인 마을이 형성돼 이미 많은 고려인이 일시적 이주가 아닌 정주화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나그네이자,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5만여 명의 고려인들 중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은 300여 명에 불과하다. 말로는 동포요, 한겨레이자, 핏줄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변방인’, ‘무국적자’로 취급받고 있다. 이제 한국 사회는 이들 고려인을 ‘이주자’가 아닌 ‘귀환자’로 받아 들여야 할 때가 됐다. 문 대통령이 “고려인은 한 핏줄이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하겠다. 내 조국이 대한민국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가겠다”고 한 다짐이 고려인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따가운 시선을 거둘 때다. 강현숙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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