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스마트시티’는 北 주민 감시수단이 될 것인가
[아침을 열면서] ‘스마트시티’는 北 주민 감시수단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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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북한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들이 있었다. 북한 주민이 잘 사는 남한 사회를 인식하게 되면 체제 변화가 불가피해 질 거라는 예상도 그랬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첨단기술 도입을 꺼리고 경제 개혁과 개방을 두려워하며 과거와 같은 통치 방식에 의존할 것이라는 가설이다. 

 과연 그럴까? 이미 많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를 접했고 휴대폰 가입자 수도 600만 명이 되었다. 지금은 북한이 체제 변화가 두려워 개혁·개방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부 세계가 경제제재를 통해 북한을 가두어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도 북한은 여러 관광지 개발을 추진하고, 군 비행장을 갈아엎고 온실을 설치하며, 기존의 군수공장 시설을 민수제품 생산 용도로 전환하고 있다. 

과거에 틀에 갇힌 우리의 시각을 탈피해야 한다. 실제로 첨단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시티를 북한에 건설한다면 남한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정책 결정과 추진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토지수용 비용이 들지 않는다. 수익성 사업을 위주로 하지 않는 이상적 계획도시 실험도 가능하다. 첨단기술을 적용한 교통·교육·의료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도 기득권이나 이해관계자의 반대도 없다. 즉, 한국에서 당장 실현해보기 어려운 과제를 남북한 상호보완적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에 대한 감시·통제의 수단으로 첨단기술과 스마트시티가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있다. 스마트시티 기술을 도입하면 주민 감시·통제가 좀 더 효율화되고 세련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 전체의 문제이다. 모든 권력은 가용한 수단을 활용해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은 물론 선진국에서도 첨단기술을 활용해 치안유지와 국가안보에 역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북한이 예상과는 달리 첨단기술 활용에 보다 적극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안정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북한이 신기술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첨단기술을 통한 경제성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 규모면에서 열세인 북한이 기존 방식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도약적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비대칭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 여기에서 남북한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첨단기술을 통한 북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남한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북한 기술 수준을 볼 때 4차 산업혁명 분야에 직접 도움이 될 하드웨어 기술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핵심요소인 인공지능이 결국 알고리즘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북한의 인재를 육성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활용하는 것은 유망하다. 또한 경제특구 특별법에 첨단시스템 적용을 위한 항목을 포함한다면 남한보다 효과적으로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수도 있다. 특히 인공지능 연구에 필수적인 빅데이터 확보를 위해 별도의 정책수립도 용이하다.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우선 남북 공동으로 4차 산업혁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첨단기술을 활용한 북한 경제성장 전략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미래 한반도의 4차 산업혁명 실현을 위해 남북한이 어떻게 역할을 분담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검토해야 한다.

민경태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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