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민 실망 준 민선 체육회장 선거 / 후보·체육회·선관위, 다 책임져라
[사설] 경기도민 실망 준 민선 체육회장 선거 / 후보·체육회·선관위, 다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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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체육회의 첫 민선 회장 선거가 무효처리됐다. 선거 결과는 없던 일이 됐고, 당선인은 5년간 피선거권을 잃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사유는 다음과 같다. 당선인이 선거 직전 허위 사실을 유포해 선거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회장 선거법 제32조 등을 위반한 당선 무효 사유로 봤다. 도체육회가 대의원의 정보를 임의로 수정해 투표권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회장 선거법 제11조 등을 위반한 선거 무효 사유로 봤다.

허위 사실 공표 논란은 선거 하루 전인 14일 일어났다. 앞서 선관위는 당선인에게 경고와 시정명령을 결정했다. 경고는 초상권 미동의 홍보물 제공이고, 시정 명령은 유사 선거사무실 운영이다. 이에 당선인은 ‘유사선거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았다’, ‘(선관위가 당선인을)잠복 표적감시’ 등의 문자를 대의원들에 발송했다. 이 논란의 핵심은 유사 선거 사무실 운영과 초상권 침해 홍보물 제작 유무다. 판단이 복잡해 보이지 않는다.

더 중요한 문제는 대의원 자격 유무에 대한 논란이다. 당선 무효를 넘어 선거 자체를 무효화하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선거 당일인 15일, 도체육회가 대의원 21명의 정보를 수정했다. 선거인명부 열람ㆍ이의 신청 기간이 지난 뒤다. 위법한 주민등록번호 정정이었다. 과연 이 행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판단이 관건이다. 판단의 영역이다. 어찌 보면 선관위 고유 권한이다. 선관위는 ‘중대한 영향을 줬다’고 봤다.

당선인 입장에서는 반발할 수 있다. 허위 사실 유포는 ‘단순한 입장 표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선관위에 경위서 제출을 안 한 것도 ‘당선 무효’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억울함을 풀기 위해 법적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당선 무효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최종 결론은 법원에서 내려진다. 가처분 인용 여부는 빠른 시일 내에 나오지만, 본안 결과는 수개월 또는 해를 넘길 수 있다.

선관위와 당선인 모두에 책임이 있다. 선관위의 잘못은 안이한 사건 처리다. 허위사실 유포와 대의원 정보 수정 모두 실체적 진실에는 부합한 듯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와 당선 무효ㆍ선거 무효 결정은 차원이 다르다. ‘그 정도에 이를 위법’이라는 선관위 자체 ‘판단’이 개입된다. 판단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당선 자격을 상실하는 당사자의 극한 반발이 충분히 예상됐다. 통보, 반박 등에 있어 논란의 여지를 남겨선 안 됐다.

당선인의 준법 의식도 문제다. 도민에게 할 반박은 한 가지다. ‘불법 행위는 없었다’. 이래야 ‘탄압’, ‘반민주’라는 호소가 먹힌다. 그런데 이런 단호한 주장이 안 보인다. 사건 처리 절차에 대한 이의가 대부분이다. 듣기에 따라 ‘불법 행위가 있었던 것은 맞다’처럼 들린다. 법원은 철저하게 불법과 합법을 가르는 곳이다. ‘불법은 있었지만 선거 결과는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제라도 분명히 해야 한다.

사상 첫 민선이었던 제35대 경기도체육회장 선거는 실패했다. 후보의 준법 의식 결여, 도체육회의 황당한 업무처리, 선관위의 안이한 대응이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웅도(雄道) 경기도의 위상을 땅바닥에 떨어뜨린 것이다. 누구 책임이 크다고 난타전 벌일 필요 없다. 관련 후보자, 도 체육회 관계자, 선관위 관계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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