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뿌리산업 新동력, 외국인 유학생] 1. 찾기 힘든 젊은 일손
[경기도 뿌리산업 新동력, 외국인 유학생] 1. 찾기 힘든 젊은 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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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노령화로 업계 ‘흔들’ 기술 전수 할 후배가 없다
숙련된 기술자 있어야 발전하는데… 장비교체 등 환경 개선에도 속수무책
8일 오후 안산의 한 공장에서 근로자가 작업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최근 공장의 자동화와 2-30대의 공장 선호도 및 취직률이 낮아지며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8일 오후 안산의 한 공장에서 근로자가 작업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최근 공장의 자동화와 2-30대의 공장 선호도 및 취직률이 낮아지며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표면처리ㆍ금형ㆍ용접ㆍ소성가공ㆍ주조ㆍ열처리 등 6개 기술 분야)’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특화단지를 조성하거나 전문기술 인력 양성사업을 추진하는 등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 드리워진 고령화 문제를 이기지 못하고 뿌리산업 업계 역시 휘청거리면서 결국 ‘외국인 유학생’이 대체 인력으로 꼽힌 상황이다.

경기도 뿌리산업의 젊은 동력을 찾기 위해 대학가와 접촉하기 시작한 업계, 그리고 뿌리산업에 유학생을 투입하며 불법체류율을 낮추겠다는 학교, 이들의 공생관계가 뿌리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짚어보며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및 향후 지원책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국내 3D업종으로 분류되는 일부 기술 분야가 ‘뿌리산업’이라는 새 이름을 내걸고 부상(浮上)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젊은 인력이 급격하게 줄어든 탓에 20년이 지난 지금은 현장 근로자 평균 연령이 50대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직 입장에선 기술을 전수해줄 후배가 없고, 업계 전반적으로는 신기술을 개발할 동력이 없어 뿌리산업 자체가 노후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어려움을 풀기 위한 유일한 대체재가 바로 외국인 근로자다.

올해로 설립 21년차를 맞은 시흥 소재 A 업체는 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기 위해 금ㆍ은ㆍ주석ㆍ니켈 등을 표면처리(도금) 하는 일을 한다. 전체 직원은 110명. 이 중 사무직이나 라인장 등 관리직을 빼면 60%가량이 외국인이다. 그나마 이 업체의 한국인 근로자 수는 다른 회사에 비해 ‘많은 편’에 속한다.

A 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인근 고등학교와 협약을 맺고 ‘일병행학습제’를 진행, 이론 및 실기 교육을 진행하고 병역 대체 혜택까지 주고 있어 비교적 청년 근로자가 많은 편인데도 5명이 채 안 된다”며 “특히 이들이 30대 넘어서까지 일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젊은 층이 이력서조차 넣질 않으니 도저히 채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씁쓸하게 설명했다.

뿌리산업 업체들이 다수 밀집된 안산 반월도금지방산업단지의 B 업체도 상황은 같다.

지난 1997년 세워진 B 표면처리 업체는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2004년 사내 설비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꿨다. 현재 현장직 직원은 총 13명인데 이들 전원이 파키스탄ㆍ중국 출신이다. 공장 곳곳에 붙은 ‘문 조심’, ‘퇴근 직전 전기 확인’ 등 짧은 안내문에도 모두 외국어가 함께 기재됐을 정도다.

반월도금사업협동조합 소속 B 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도 내국인을 채용하려 지속 노력하고 있지만 인력이 오히려 빠지는 추세”라며 “청년층은 제조ㆍ생산업이 아닌 ITㆍ서비스업으로 가기 때문에 결국 ‘말이 통하는 외국인’을 구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어 자동화 설비를 다루는 간단한 업무를 주로 맡긴다”며 “숙련된 기술자가 생겨야 기술과 시스템이 발전할 텐데 현 상황으론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화산업단지 내 소성가공 업체 C사 또한 한숨이 짙다.

자동차 핸들 샤프트를 제작해 국내외 대기업에 납품하는 C사는 2018년 6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뿌리기술 전문기업으로 지정됐다. 뿌리산업 진흥을 위해 지난해 각종 채용박람회를 다녔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전체 직원 7명 중 1명 꼴이 베트남ㆍ네팔 등 외국인인 상황에서 이들의 나이는 대부분 40대 중반~50대 초반으로 구성된다.

C사 관계자는 “폐업한 회사의 장비를 새로 사오고 화장실ㆍ휴게실ㆍ주차장 등 각종 환경을 개선하고 있음에도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며 “뿌리산업 중소기업이 버틸 수 없는 구조”라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외국에선 굉장히 중요성이 있는 산업인데 우리나라에선 소위 기피업종으로 여겨져 노후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이 발달해야 그 위 다른 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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