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증상’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 시급하다
[사설] ‘무증상’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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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국내 세번째, 네번째 환자는 입국 과정에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우한을 방문했던 이들은 모두 무증상 잠복자로 입국 후 아무 제한없이 돌아 다녔다. 세번째 확진자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 격리치료 이전까지 병원·호텔·식당 등을 다니며 접촉한 사람이 74명으로 확인됐다. 20일 귀국한 네번째 환자도 입국 당시 증상을 보이지 않았으며, 이후 감기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사람은 확진 전까지 172명과 접촉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신종 코로나가 무증상 입국자들에게 무방비로 뚫렸다. 병원 밖을 넘어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것을 막으려면 증상이 없는 잠복기(최대 14일 추정)에 입국한 환자들에 대한 관리와 함께, 증상이 나타난 뒤 접촉한 이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던 문재인 대통령도 27일 “우한 지역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단계 높였다.

중국 본토에서만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이번 감염증 발생은 17개국으로 번져 전 세계가 비상이다.

질병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 출신의 중국인 500만명이 도시 봉쇄 전 우한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한국, 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중국과 인접한 아시아 국가로 ‘탈출’했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1월 22일 사이 한국 입국자는 6천430명에 달한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국내 증상자 15명을 격리해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증상 입국자에 무방비로 뚫려있는 상황이어서 언제 어디서 확진자가 더 나올지 알 수 없다. 우한 입국자들을 빠른 시일내 전수조사해야 한다. 첫 증상이 나타난 이후 확진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과 접촉했는지 신속히 파악해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감염증 확산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이다.

대통령이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 지시를 내렸으나 구체적인 대상과 관리 방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6천 명 넘는 입국자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지만 하루라도 빨리 소재와 증상 발생 여부를 전수 조사하고 추적·관리해야 한다. 바이러스 확산 속도와 전염력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형 감염 사태를 막으려면 전수 추적 관리는 불가피하다. 그래야 증상 발현에서 확진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대인 접촉과 전파도 최소화할 수 있다. 빈틈없는 조사에 국가 보건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사스를 넘어선 대재앙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부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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