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교통섬… 보행자 안전 사각지대 우려
우후죽순 교통섬… 보행자 안전 사각지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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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 등 인천내 모두 935개 달해
보행자 감지 늦고 불법주정차 성행
교통약자 보호구역에 208개 설치
철거 등 체계적 정비 필요 지적
市 “기본계획용역 논의 진행 노력”
차량의 안전하고 원활한 흐름을 위해 설치한 교통섬이 보행이 불편한 교통약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2일 인천시 동구 송림초교 인근 배다리 3거리에서 한 보행자가 교통섬 우회전 차로의 횡단보도 구역을 위험스럽게 가로질러 가고 있다. 장용준기자
차량의 안전하고 원활한 흐름을 위해 설치한 교통섬이 보행이 불편한 교통약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2일 인천시 동구 송림초교 인근 배다리 3거리에서 한 보행자가 교통섬 우회전 차로의 횡단보도 구역을 위험스럽게 가로질러 가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지역의 어린이·노인보호구역 등에 있는 교통섬이 사고 유발 등 교통약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통약자 구역이나 교통량이 적은 지역의 교통섬을 철거하는 등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2일 시와 군·구 등에 따르면 차량의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흐름 등을 위해 교차로 또는 차도의 분기점 등에 설치한 인천지역 내 교통섬은 모두 935개다.

군·구별로는 서구의 교통섬이 278개로 가장 많다.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의 교통섬은 260개, 미추홀구(48개)와 남동구(37개)가 뒤를 잇는다. 강화군 37개, 중구 29개, 동구 26개, 부평구 22개 계양구 18개 옹진군 9개다.

하지만 교통섬은 어린이나 노인, 장애인 등 보행이 어려운 교통약자의 안전을 위협한다. 운전자가 교통섬 앞 정지선에서 일단 멈춰 서서 보행자가 있는지 보고 통과해야 하지만, 대부분 이를 무시하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등 교통약자를 위해 운행 속도를 30㎞/h 이내로 제한하는 교통약자 보호구역에도 무려 208개의 교통섬이 있다.

송림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A씨(39·동구)는 “아이와 함께 등·하교 할 때 교통섬이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차량이 우리를 늦게 봐서 사고가 날 뻔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학교 근처까지 꼭 교통섬을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심지어 일부 교통섬 주변엔 불법 주정차 등이 잦아 도로 기능을 사실상 잃어버린 상태다. 우회전 차량은 교통섬 왼쪽으로 크게 돌아야하고, 보행자들은 바로 길을 건너지 못하고 보행섬을 거처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교통섬은 당초 우회전 차량의 원활한 소통과 교차로 신호운영의 효율성을 확보하고자 1990년대부터 집중적으로 설치했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교통섬이 오히려 보행자의 안전을 해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안전기준을 관리하는 고속도로관리국의 ‘연방고속도로관리국 지침’도 교통섬이 차량 중심의 시설이지만 보행자의 보행을 방해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게다가 전체 교통섬 중 편도 1차로나 2차로 등 교통량이 적은 곳의 교통섬도 문제다. 이 같은 교통섬은 모두 349개로, 전체 인천의 교통섬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교통약자 구역이나 교통량이 적은 지역의 교통섬을 정비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존수 시의원(더불어민주당·남동2)은 “교통량이 많거나 차로가 넓어 신호 1번에 횡단보도를 건너기 어려운 곳의 교통섬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석종수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설계 상 문제가 있는 곳, 보행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곳, 효과적이지 않은 곳 등은 개선하거나 없애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창수 도로관리팀장은 “올해 보행안전 및 편익증진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할 예정인데 용역에서 교통섬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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