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140명 이천 입소] 우한교민 조건없이 반긴 이천시… 지역경제 깊은 시름
[우한 교민 140명 이천 입소] 우한교민 조건없이 반긴 이천시… 지역경제 깊은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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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어학원 주변 인적 없어… “편히 쉬고 가세요” 플래카드만
장호원협의회장 “장호원 경제 굉장히 어려워 주민 불안” 호소
李지사 “도민을 대표해 감사… 특별한 희생에 예우 노력할 것”
12일 오전 3차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과 가족을 태운 차량들이 임시생활시설인 이천 국방어학원으로 들어가고 있다(왼쪽). 이날 국방어학원을 방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도의회 송한준 의장, 안혜영 부의장, 염종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엄태준 이천시장 등이 시설점검 및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원규기자
12일 오전 3차 전세기를 통해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과 가족을 태운 차량들이 임시생활시설인 이천 국방어학원으로 들어가고 있다(왼쪽). 이날 국방어학원을 방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도의회 송한준 의장, 안혜영 부의장, 염종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엄태준 이천시장 등이 시설점검 및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원규기자

12일 오전 10시께 중국 우한 교민 귀국자 140명의 임시 생활 시설인 이천시 장호원읍 이황리 국방어학원으로 향하는 길. 꽹과리 소리, 주민들의 아우성 등은 없고 조용히 하늘에서 빗방울만 떨어졌다. 500m~1㎞ 간격으로 중국 우한 교민들에 대한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2~3m 남짓한 공간에는 교민을 향한 ‘편히 쉬고 가세요’, 이천시민을 향한 ‘사랑으로 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메시지가 교차됐다. 국방어학원 주변에는 음식점, 상점 등이 5~6곳 보였지만 인적은 찾을 수 없었다. 국방어학원 입구 앞 버스정류소에도 승객을 태우지 못한 버스들이 겨울비를 뚫고 지나갈 뿐이었다.

이러한 적막감은 우한 교민 수용에 대한 대승적 결단을 내린 장호원 주민의 복잡한 심정을 대변한다. 꽃다발을 들고 웃으며 반길 수도, 트랙터를 몰고 입구를 막으며 고성을 지를 수도 없다. 복숭아ㆍ쌀 농사만 평생 바라본 주민들은 막연한 공포감 속에서 웅크려 조용히 상황을 지켜볼 뿐이다.

정부의 수용 발표 하루 전인 9일부터 엄태준 이천시장을 중심으로 방역 당국과 소통한 주민들은 단체 반발 움직임을 취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교민 수용이 전 국민을 향해 장호원을 빛내고 이천시와 경기도를 자랑스럽게 만들 수 있는 계기라는 믿음에서다. 그 대가로 공식 방역 지원이 아닌 물밑 재정 지원은 한 푼도 없었다는 게 엄태준 이천시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황1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들의 얼굴 속 주름은 깊었다. 지역경제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전덕환 장호원협의회장은 “장호원 경제가 지금 굉장히 안 좋다. 장사도 안 되고 가게 점포가 옛날에는 1~2개도 빈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5~6개가 비었다”며 “(지금의 경제 상황이) 6개월 이상은 갈 거라는 얘기도 나오니 주민들이 다 불안해한다”고 호소했다.

이는 앞서 1ㆍ2차 교민 임시 생활 시설 소재지인 충북 진천ㆍ충남 아산과 이천 장호원 간 거리가 약 30㎞로, 간접적 영향 생활권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충청에서 교민 생활 시설로 인한 경제 타격을 간접적으로 체험한 만큼 실제 교민 수용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이다. 한 주민은 지역 경제가 예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쇠락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우려는 이날 경기도ㆍ경기도의회ㆍ이천시와의 간담회에서 이재명 지사에게도 공유됐다. 이에 이 지사는 “평소에 자주 강조하는 것처럼 특별한 희생에 대해서는 특별한 보상과 예우가 필요하다. 그것이 진정한 공정”이라며 “이천시민 여러분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외면하지 않고 충분히 예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자신의 SNS에 이천쌀밥이 있는 점심 밥상을 게시하며, 지역 방문을 도민에게 권유했다. 또 이천시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아 이천쌀, 한우, 말린 호박 등 24만 원 상당의 농축산물을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

한편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한 교민과 중국 국적 가족 140명은 국방어학원에서 14일(입소일과 퇴소일 제외) 간 머물게 된다.

김정오ㆍ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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