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집행 시 억울함 풀어주는 필수품인데… ‘바디캠’ 사비로 구입하는 경찰들
공무집행 시 억울함 풀어주는 필수품인데… ‘바디캠’ 사비로 구입하는 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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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 전무… 보급 필요성 호소
경찰청 “개인정보 문제로 계류”

“취객과 욕설에 시달리는 게 일상인 현장 경찰관들의 억울함을 달래 줄 필수품입니다…사비로라도 구입해야죠”

경기도 내 지구대ㆍ파출소 등 일선 경찰들이 주취자 등 민원인에게 맞거나 상해까지 입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바디캠(Body Cameraㆍ몸에 부착하는 카메라)’ 보급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경찰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관이 공무집행 시 피해를 입어도 피의자 인권 보호 등이 우선시돼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면서 바디캠으로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이 억울함을 풀어주는 ‘중요한 증거’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경찰관 폭행 등 공무방해에 관한 죄로 입건된 사례는 1만818건에 이른다. 이 중 경기권에서만 2천189건이 발생, 약 20%를 차지했다. 2017년(2천620건ㆍ21.1%)에 이어 여전히 높은 수치다.

실제로 지난 10일 수원의 한 지구대에 근무하는 경찰 A씨는 취객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얼굴을 수차례 구타당했다. A씨는 얼굴이 붉게 부어오를 정도로 맞았지만, 당시 바디캠이 없던 탓에 피해사실을 증명하지 못했다.

반면 또 다른 파출소의 경찰 B씨는 바디캠 착용으로 최근 오해를 면했다. 거칠게 난동부리던 주취자가 수갑을 채우는 경찰에게 ‘과잉진압으로 고소하겠다’며 협박하자 바디캠으로 난동 현장을 그대로 촬영한 것. 바디캠으로 찍은 영상이 B씨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이처럼 정확한 상황기록과 유ㆍ무죄를 가를 결정적 증거로 활용되는 바디캠이 일선 경찰관들에게 시급히 보급돼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도내 경찰들에게 지급되는 바디캠은 ‘단 한 개’도 없다. 전국적으로도 서울청 강남ㆍ마포ㆍ영등포서 등 3개 경찰서에 100여 개의 바디캠이 시범 보급됐을 뿐 추가 보급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 일부 경찰들은 20~50만 원에 달하는 사비를 들여 직접 바디캠을 구입하는 실정이다.

한 지구대 순찰팀장 C 경위는 “술에 취한 시민이 폭력을 행사해도 과잉진압의 우려 탓에 쉽게 대응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현장에서 돌발상황을 자주 겪는 경찰들에게 바디캠이 아주 유용하지만 따로 보급되지 않아 대부분 사비로 구매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개인정보 문제나 이동형 촬영 기기와 관련된 법안이 계속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이 때문에 아직까지 차후 보급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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