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 다듬잇돌
[시(詩)가 있는 아침] 다듬잇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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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입술을 여는 시간

동상이몽의 고부 휘모리장단의 방망이질에

어둠마저 호흡을 멈춘다

되새김질도 없이 삼켜버린 해묵은 속앓이를

접신 하듯, 두드림으로 푸는 실타래 같은 이야기



턴테이블 위에 늘어지는 아버지의 노래도

일상이 부재중인 아들

가래 섞인 할매의 욕질도

서 말쯤 눈물 담긴 어머니의 기다림도

두드려 담고 포개어 담아도 스며드는

다듬잇돌



대숲 사이 소문처럼 바람이 일어서고

기왓장에 이끼 같은 새벽은 도둑놈처럼 기어오고

다듬잇돌 위에 포개진 아버지

아직도 잘근잘근 난도질 당하고

훅, 호롱불 불어 끄는 검불 같은 할매

미안함의 한숨이 잿물처럼 녹는다



또닥 또닥 콩닥

얕은 담 넘는 다듬잇돌 소리에

봄밤은 진부한 대하소설을 쓴다

 

▲ <수원문학> 신인상(수필) 당선. <문파문학> 시 등단. 수필집 <복사꽃 지는 소리>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박정화
▲ <수원문학> 신인상(수필) 당선. <문파문학> 시 등단. 수필집 <복사꽃 지는 소리>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마을>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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