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염 피해 29명, 경제 피해 5천2백만명
[사설] 감염 피해 29명, 경제 피해 5천2백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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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상황에서 과잉 대응은 한 가지 표현으로 쓰인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과잉 대응이다. 아무리 과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이와는 상당히 다른 표현이 등장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공무원들에게 밝힌 워딩이다. “지역 경제 침체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과잉 대응’이 필요하다”. 배경에는 위기로 치닫는 지역 경제 현실이 있다. 그는“전통시장 방문객 수가 절반 이상 줄었고,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 정국에서 던진 경제 비상 대책요구다. 그도 그럴게. 한국 경제 거시 지표가 심각하다. 1~10일 일평균 수출액은 15억8천만달러에서 15억3천만 달러로 3.2% 줄었다. 1월에 4.8% 증가로 14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가 다시 곤두박질 친 셈이다. 중국 관광객 감소에따른 내수 타격도 심각하다. 전체 외국 관광객의34.5%를 차지하는 중국 관광객이 1월 말 하루 11%꼴로 감소하고 있다. 명동 남대문 시장 매출은 80% 급감했다.
흔히들 이번 코로나19 상황을 5년 전 메르스 때와 비교한다. 상대적으로 방역 정책이 효과를 보고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경제가 받는 타격은 그때보다 더 심각하다. 홍남기 부총리도 직접 “경제지표 변화가 메르스 사태보다 더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털어놨다. JP모건도 코로나19충격으로 한국 경제가 1분기에 전기 대비 0.3%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에겐 ‘메르스 때보다
잘했다’는 자화자찬이 어이가 없다.
염 시장의 ‘과잉 대응’ 촉구는 이런 경제 위기를 현장에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주체인 국민의 활동 자제를 행정이 끌어올릴 재간은 없다. 대신, 관(官)이 주도하는 경제 활동 영역은 행정이 조절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행정이 앞장서서 꽁꽁 묶었다. 정부도 이를 알고 있다. ‘관 주도 행사를 가급적 진행하라’는 지시를 뒤늦게 내렸다. 우리도 기회있을 때마다 주장했었다. 무조건 행사부터 막는 감염정책은 한 번쯤 고민되어야 한다.
언론 등 사회적 분위기도 반성해야 한다. 오늘(16일) 29번째 환자가 새로 발생했다. 그렇다고 경제 위기에 대한 고민을 깔아뭉개면 안 된다.
사람 모인 행사만 개최하면 ‘병균 퍼 나른 범죄’라도 저지른 듯 몰고 가는 단순 평가 기준도 반성해야 한다. 질병의 종류, 감염 형식 등을 자세히 검토해 다중 집합 행사와의 연계성을 증명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이래놓고 경제 지표 추락에 대해서는 또 ‘경제 망가뜨렸다’며 칼끝을겨눌 것인가.
코로나19가 한 달 됐다. 한국 사회가 받은 타격의 분명한 지표가 있다. 29인의 인적(人的) 피해 이면에 5천2백만의 경제(經濟) 피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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