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남·북 공동 유네스코 무형유산 ‘씨름’
[경기시론] 남·북 공동 유네스코 무형유산 ‘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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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씨름의 희열’이 방송되면서 씨름은 크고 뚱뚱한 사람들의 경기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잘생기고 조각 같은 몸매를 가진 선수들이 하는 경기라는 인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경기장을 찾아오는 많은 젊은 여성들과 방송시청자들이 증가하면서 씨름은 이제야 그 진가(眞價)를 발휘하고 있다.

씨름은 우리만의 국가무형문화재를 넘어 세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모두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 씨름은 북한과 조선족도 한다. 조선족은 우리와 같은 한민족(韓民族)이지만 국적은 중국이다. 2009년 중국은 우리 ‘농악무’를 유네스코에 등재했고, 2011년 6월 씨름과 아리랑, 가야금, 판소리 등을 ‘국가급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아리랑도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문화재청의 노력으로 2012년 한국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씨름협회는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씨름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한 사전 절차로 해석했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중국 길림성에는 5세기 중엽의 씨름벽화 ‘각저총’ 고분과 ‘장천1호분’이 있다. 길림성은 우리 고구려 영토였지만 지금은 중국에 귀속돼 있다.

그럼에도 씨름은 문화재청에서 유네스코 등재 신청 종목으로 선정되지 못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국가무형문화재 139호, 146종목(2019.11.30), 시도무형문화재는 601종목(2019.3), 예비목록 111종목 등 약 850여 개의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고, 한ㆍ중ㆍ일은 1년에 한 개의 무형문화재만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경쟁이 본선보다 더 치열했다. 씨름협회는 씨름이 유네스코 등재 신청 종목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유네스코 등재 당위성을 알리는 강의와 홍보를 강화해 나갔고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씨름등재추진위원회(위원장 김장실)’를 구성했다. 위원회에서는 전략회의와 국회에서 ‘씨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포럼’을 진행하고 씨름의 유네스코 등재 당위성에 대한 의견을 문화재청에 지속해서 주장했다.

2014년 7월 희소식도 들려왔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동북아 무형유산보호협력회의에 참석한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관계자는 북한 관계자와 만나 남북 공동으로 씨름을 유네스코에 등재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2015년 3월 북한은 씨름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에 단독 접수해 버렸다. 우리는 북한보다 1년 늦은 2016년 3월 씨름등재신청서와 영상, 사진, 시도씨름협회동의서, 씨름전공생을 육성지도하는 용인대학교 총장동의서를 첨부하여 유네스코에 접수했다. 그런데 2017년 북한의 씨름등재신청서 내용은 유네스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무형유산보호정부간위원회에서 등재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후 2018년 11월 우리나라 씨름은 북한 씨름과 함께 한국의 20번째, 북한의 3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동 등재될 수 있었다. 공동 등재 노력을 기울여 준 ‘문화재청 세계유산팀’에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공성배 세계용무도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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