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아침을 열면서]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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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약국 앞의 긴 줄을 보곤 한다.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닌데 내 잘못인 양 미안해진다.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마스크가 필수품이 됐다. 그런데 시장 자율에 맡겨 놓았더니 천정부지로 가격이 뛰고 사재기가 판을 친다. 이에 정부가 개입, 마스크 공급을 관리하게 됐다. 지정 판매처가 생겼으며, 5부제도 도입했다. 그랬는데도 조기 품절로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가 많다. 생활 주변 마스크 판매처의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공공 데이터 활용 앱이 등장한 것도 그래서다. 마스크가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양보하겠다는 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바이러스가 낳은 국가적 위기를 우리는 지금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

<총,균,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투로 죽은 사람보다 전쟁 때문에 발생한 세균으로 희생된 사람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살상 무기보다 더 위험한 것이 전염병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튼튼한 항체가 형성되고 있어 다행이다. 인류를 위협하는 무서운 바이러스에 정책적으로 재빠르게 대처하고, 수준 높은 의술과 방역체계로 확진율 대비 사망률이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미 사스(2002년), 신종 플루(2009년), 메르스(2015년) 등을 통해 감염 사회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과 능력을 축적한 덕분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졌다. 사스가 발병하자 설치한 조직인데, 알다시피 요즘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총지휘하며 우리나라의 방역과 의료시스템을 전 세계의 좋은 모델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전염병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학습효과도 얻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물리적 거리가 생기는 만큼 마음은 오히려 가깝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얼어붙게 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우분투’(남아프리카의 반투어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 정신을 활발하게 펼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좋은 현상이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일일 상황 회의를 진행해 온 경기도의회는 오는 23일 추경을 위한 임시회를 열 예정이다. 경제 생태계가 파괴되는 상황을 더 수수방관해서는 안 되겠다는 현장의 절박감 때문이다. 집단 감염 예방 조치도 시행했다.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에서 보듯이 밀집된 곳에 많은 사람이 모이면 전염병이 확산할 위험도가 매우 높다. 경기도의회는 출입자 통제시스템을 가동해 발열을 체크하고, 직원들에게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선제적 예방에 힘쓸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을 어느 때보다 높이고 있다. 전염병과 같은 재난ㆍ재해 때일수록 이들은 사회적으로 더욱더 취약해진다.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사회적 약자의 삶이 안전하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며칠 전에는 경기도의회 도의원과 직원이 십시일반 모금한 1천300만여 원을 대구ㆍ경북 위기 극복에 써달라고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3월, 코로나19로 3ㆍ1독립운동 101주년을 제대로 기리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 됐던 3월의 역사를 기억하며, 서로 믿고 힘을 모아 역경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어느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국난 극복이 취미인 나라”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을 취미처럼 여길 수야 없지만 불굴의 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장래, 국가의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다. 아침 해가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듯 우리는 지금 새로운 태양을 맞이하는 터널의 끝에 서 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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