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무엇보다 신속한 금융지원이 필요한 때
[특별기고] 무엇보다 신속한 금융지원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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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하는 시간이었던 화성 성곽 길 주변 산책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문 닫은 음식점과 카페가 늘어나면서 우울해졌다.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했다.

경기지역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비중이 높고 글로벌 가치사슬에도 깊게 관여해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여건 변화에 민감한 산업구조의 특징을 갖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2018년 하반기부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수출 급감으로 고전하다가 올해 상반기에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그리고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작성ㆍ발표하고 있는 경기도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나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올해 1월까지 두 달 연속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올해는 도쿄올림픽과 유로2020 등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있어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은 글로벌 공급망을 위축시키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원유가격도 국제정치 요인까지 겹치면서 걸프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등 전 세계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는 등 세계경제는 여러 가지 악재들이 동시에 발생하는 ‘퍼펙트 스톰’ 위기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실물 경제를 모니터링한 결과, 중소 제조업체는 중국으로부터의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반도체 제조장비와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1분기 대중국 수출을 보류하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자영업자들이 주로 차지하는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여행업, 여가업, 운수업 등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경기지역 중소 제조업체와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9일부터 총 8천500억 원(은행 대출액 기준 1조 7천억 원) 규모의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코로나19 피해업체들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 한국은행이 대출액의 50%를 0.25%의 저리로 은행에 지원하는 제도이다. 기존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과 대환도 지원대상으로 하고 있어 피해기업의 자금부족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우려가 있다. 직격탄을 맞은 영세자영자가 가장 위태롭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 및 공공기관 등에서 간담회, 출장, 회식 등을 금지 또는 자제하고 업무 방식이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으로 이루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가 취업자에서 약 25%를 차지하여 자영업자의 부실은 우리 경제의 기반을 흔들 염려가 있다.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업체와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금 부족에 처한 소상공인들이 금융지원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대출이 상당기간 걸린다는 말을 듣고 절망하고 돌아섰다 한다. 안타까운 맘이다. 신속한 자금지원을 위해 관련기관 간의 협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유성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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