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복무요원 또 개인정보 유출, 복무관리 개선해야
[사설] 사회복무요원 또 개인정보 유출, 복무관리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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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성 착취물 유포 사건의 조주빈 일당이 저지른 범죄 행위는 사회복무요원(예 공익근무요원)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구청에 근무한 사회복무요원이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전화번호 등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몰래 빼내 조주빈에게 제공, 조씨가 이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협박하며 자기 뜻대로 움직였다. 박사방의 ‘직원’으로 가담한 사회복무요원들이 범죄의 핵심이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조주빈 일당은 범행에 나설 때 불법으로 신원 조회를 하는 사회복무요원을 구하려 애썼다. 조씨는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공개하고 신원 조회를 맡을 사람을 구했다. 1월 3∼21일 트위터에 “신원 조회 가능한 공익, 공무원분 구합니다. 목돈 지급, 익명 보장” “이름, 생년월일 등으로 행정시스템 조회되는 분은 텔레그램 ×××로 연락주세요” 등의 글을 27개나 올렸다.

조주빈 범죄에 깊이 관여한 강모씨(1월9일 구속 송치)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수원시 영통구청의 사회복무요원이었다. 강씨는 보육교사의 경력증명서 발급업무 보조를 담당했는데, 담당 공무원 ID를 이용해 보육행정지원시스템에 접속한 뒤 개인정보를 빼내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스템에선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이름, 나이, 주소, 연락처 등을 조회할 수 있다.

강씨가 얼마나 많은 개인정보를 유출했을까, 그 중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끔찍하다. 강씨는 구청 근무 전, 2016년 12월 수원의 한 병원에서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시작했는데 당시 30대 여성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인적사항을 무단 조회, 상습 협박한 혐의로 기소돼 1년 2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그런 그가 구청에 재복무하며 개인정보 조회가 가능한 업무를 맡았고, 박사방 범죄에 가담했다니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현재 사회복무요원 배치를 받은 기관은 그 요원의 범죄 경력 조회 등이 불가능하다. 병무청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범죄 경력이 있는 강씨가 개인정보 조회가 가능한 업무에 또 배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제2의 강씨’ 사례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공공기관에 사회복무요원 배치시 반드시 범죄 경력 등을 알려줘야 한다.

올해부터는 전국 경찰서에도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돼 일선 경찰서에서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개인정보뿐 아니라 수사 중인 내용 등 경찰내 민감한 사항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병무청은 사회복무요원의 범죄 경력 또는 특정 질병 등을 복무기관장에게 제공하고, 개인정보에 접근하기 쉬운 기관에는 배치하지 않는 등 복무관리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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