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칼럼] 코로나와 로또 열풍
[변평섭 칼럼] 코로나와 로또 열풍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둥 칠 때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은 600만분의 1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확률이 낮은 것이 복권 당첨률로 814만 분의 1이 넘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로또 대박의 꿈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그래도 많은 사람이 인생 역전의 꿈을 안고 복권 한 장에 모든 것을 건다. ‘이번은…’, ‘반드시 이번은…’하면서 허탕을 치며 마른 침을 삼키지만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복권을 산다.

경제학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20대와 30대에서 복권을 많이 사는데 이들 젊은 세대들에게서 심각한 ‘복권 중독 현상’마저 나타난다고 한다. 어떻게 해서 젊은 세대들이 복권 열풍에 빠지는가? 취업이 안 돼 헤매는 사람, 결혼을 해야 하는데 당장 전세자금 마련이 어려운 사람 등등. 그러나 지금은 장기적인 경제 불황에다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고통을 겪는 자영업자들과, 갑자기 직장을 잃은 사람들까지 로또 대열에 끼어들고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2002년 로또 판매액이 1조 5천억원이던 것이 2018년에는 3조 9천600억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4조 31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렇게 복권 판매액이 몇조 단위로 뛰어올랐으면 그만큼 행복지수도 높아졌을까? 그렇지 않다. 가령 4조원대의 복권이 팔렸으면 실제 당첨금으로 배정된 것은 507명에 1조 420억원 뿐이며 당첨된 사람들도 파산자가 많다는 사실은 복권이 곧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도 복권이 행복을 보장하는 환상 속에 지갑을 털어 복권을 사지 않고는 불안 해서 하는 중독현상에 빠지는 것이다.

이런 ‘일확천금’의 환상에 빠진 중독자들은 로또뿐 아니라 카지노 도박장이 있는 정선 지방에도 심각하다는 보도도 있다. 코로나 사태로 강원랜드가 휴장에 들어갔는데 소위 ‘카지노 앵벌이’가 떠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빚을 얻어 ‘돈벼락’의 꿈을 안고 이곳 카지노에 왔다가 자동차, 시계, 목걸이 모든 것을 전당포에 잡혀 먹고 무일푼이 된 ‘도박 낭인’을 일컫는 ‘카지노 앵벌이’들이 카지노 문 열기를 기다리며 여기저기 서성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럴 뿐만 아니라 이들 ‘카지노 앵벌이’들은 인근 찜질방이나 게임방에서 끼리끼리 모여 판을 벌이고 있다는 것인데 이렇게 도박의 중독이 가져 오는 후유증은 심각하다. ‘복권중독현상’이나 ‘카지노 앵벌이’의 후유증이 무서운 것은 가정 붕괴에서 사회범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우울감과 피로감이 엉뚱한 범죄로 발전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 지난해 3월13일까지 단 1건에 불과했던 살인ㆍ살인미수 사건이 올해는 8건으로 늘어났다는 사실만 봐도 경제 심리적 불안이 사회범죄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심지어 30대 엄마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어린 아들을 고무호스로 때려 숨지게 하여 충격을 준 사건도 있었다.

따라서 지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또 하나의 무서운 바이러스를 이겨 낼 처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이 앞에 나서야 하고 정부는 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역시 이 문제도 정치에 귀결된다. 국민정신이 건강하지 않고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로마가 망한 것은 군대가 없어서가 아니라 건실했던 ‘로마 정신’이 무너지면서다.

변평섭  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