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혁신고등학교 졸업생이다] 자유롭게 토론·발표… 생각의 폭 넓어진 ‘행복한 배움’
[나는 혁신고등학교 졸업생이다] 자유롭게 토론·발표… 생각의 폭 넓어진 ‘행복한 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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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고 학생의 생활경험과 졸업 후 삶
道교육연구원 ‘교육시선 오늘’서 다뤄
진로 위한 체험활동 스스로 선택하고
직접 경험 통해 학습한 것에 의미 부여
혁신학교 수원 삼일공고 학생들이 한국사 수업에서 우리나라 정치기구의 변화해 대해 토론을 하고있다. 경기일보 DB
혁신학교 수원 삼일공고 학생들이 한국사 수업에서 우리나라 정치기구의 변화해 대해 토론을 하고있다. 경기일보 DB

#되게 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성격도 많이 외향적으로 변했고, 스스로 자신감도 좀 키웠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라는 진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이기도 해서 이제 제가 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박정선, F고등학교 졸업, 비진학)

#친구들도 옆에서 막 엄청 많았고 그냥 잊지 못할 그런 추억이 있어요, 저한테는. 친구들도 좋고 선생님도 좋고 주변에 모든 게 다 좋았었어요, 그 때는.
(장석호, A고등학교 졸업, 충주 소재 대학 진학)

#얼마 전에 집에 고등학교 때 쓰던 노트가 있길래 그것을 한 번 들여다봤는데 진짜 열심히 했더라고요, 공부를. (중략) 스트레스 받으면서 한 적이 없고 정말 재미있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한테 배운 것을 복습하고 그런 게 되게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중략). 발표 수행평가나 무슨 만들어가는 수행평가도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나혜주, F고등학교 졸업, 서울 소재 대학 진학)

#나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좀 넓은 시각에서 수용할 수 있게 되는 법은 혁신고라서 배웠던, 할 수 있었던 경험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다른 학교들보다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많이 토론할 기회가 있었고 그러니까 내 의견을 주장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는 법을 배우고, 몸으로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김하준, E고등학교 졸업, 비진학)

#수업 시간이 되면 이제 공부를 안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수업을 잘 안 들었거나 아니면 이 부분을 이해를 못하거나 그러면 제가 가서 설명해 주고 그렇게 좀 설명해 주면 ‘이게 이런 것이었다? 이런 것이었어?’ 이렇게 물어보기도 하고 (친구들이) 와서 항상 물어봐요.
(강선민, E고등학교 졸업, 서울 소재 대학 진학)

#저도 그런 발표를 준비하게 되잖아요, 그럼 그랬어요. ‘되게 발표를 잘 한다’ 그런 말을 듣기도 하거든요? 아 그럼 되게 제가 어쨌든 이렇게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고등학교에서 발표를 많이 했기 때문에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주민하, B고등학교 졸업, 안양 소재 특수대학 진학)

경기도교육청에서 혁신학교 지정ㆍ운영을 통한 학교의 혁신을 추진한 지 11년에 이르렀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혁신학교는 타 시ㆍ도교육청으로 확산돼 각기 고유의 명칭을 걸고 뿌리내리고 있으며 교육부 차원에서도 학교 혁신과 혁신교육의 지원을 정책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09년 9월부터 ‘민주적 학교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윤리적 생활공동체와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형성하고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이 삶의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학교 혁신의 모델학교’로 혁신학교를 지정ㆍ운영해 왔다. 2009년 13개교로 시작한 혁신학교는 2020년 3월 기준 총 801개교(초 468개교, 중 248교, 고 87교)에 이른다.

그렇다면 과연 학생들은 혁신고등학교에서 무엇을 경험하면서 생활했을까, 혁신고등학교에서의 생활 경험은 졸업생의 삶에 어떻게 연결되는가 등에 대한 질문에 혁신고등학교 경험의 의미와 변화에 대한 의미있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재)경기도교육연구원(원장 이수광)이 최근 발간한 ‘교육시선 오늘’ 2020년 3호(통권 제66호)에서 다루고 있는 ‘행복한 삶을 위한 주도성과 인성을 키운 발전적 변화의 시작, 혁신고등학교’는 혁신고등학교 학생의 생활경험과 졸업 후의 삶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혁신학교 실천에 따른 지식을 체계적으로 기록 및 공유해야 하며, 소외 학생을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고 교육과정 편제를 혁신해 혁신고등학교가 고교학점제 적용을 주도하고, 혁신고등학교와 대학의 연계 입시 모델을 구축해 고등학교 교육의 과정이 대입 전형에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편집자 주

■ 8개 혁신고등학교, 학생 24명의 이야기
혁신학교에서의 경험이 학생들에게서 어떤 변화나 성장을 유도했고 이후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해 탐색해보기 위해 경기도 내 혁신고등학교를 졸업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생활의 주요 경험, 진로 준비와 선택, 진로 전후의 현재 삶(대학ㆍ직장ㆍ개인적 삶)에서 고등학교 생활 경험이 어떻게 유지 및 활용되는지를 탐색했다. 연구 참여 학교는 학교 정책 실행 초기에 혁신학교로 지정된 후 재지정을 거쳐 현재까지 운영 중인 고등학교로 다양한 시ㆍ군의 특성과 공ㆍ사립 유형을 고려해 8개교를 선정했다. 졸업생 참여자는 서울 소재 대학, 서울 외 지역 소재 대학, 비진학(취업 및 고유의 삶)으로 진로 유형을 구분, 학교별로 각 범주마다 1명씩 총 24명을 추천에 의해 선정했고, 교원 참여자는 각 학교에 혁신학교 지정 기간 동안 재직한 경력이 있거나 현재 근무 중인 교사 또는 교장을 1인씩 선정했다.

■ 혁신고 학생의 생활과 공부 및 진로와 전이
참여자들이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는 과한 경쟁을 피하고 내신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곳, 중학교 내신성적으로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는 곳, 개인의 실속을 확보하고 차별적 특성을 내세울 수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참여자들은 고등학교생활에서 좋은 내신성적을 받기 원했고, 중학교 때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새로 해보거나 중학교 때까지의 경험을 질적으로 변화시키기를 바랐지만,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진로를 시기에 닥쳐 생각하거나, 대학 진학보다 자신의 삶의 가치와 형편을 우선시하거나, 또는 대학 진학을 당위적으로 선택했다. 진로 계획은 여러 요인에 의해 수정됐으나 종착점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성적이었다. 또 진로를 구체화한 주요 방법은 교과 적성 및 개인적 관심사 추구, 교과 수업과 체험활동 참여를 통한 가시화, 상담을 통한 확신, 개인의 판단과 노력 등이었다.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 다양한 교과 수업활동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진로를 향한 자신들의 스토리를 구성했다. 교육과정 운영에서 비진학 예정자들과 서울 외 지역 소재 대학 지원자들이 각각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학교 밖에서는 학원의 교과 강좌를 수강하거나 입시 전형 상담을 했고, 학교 내 경험을 토대로 체험을 확장하거나 진로와 취업을 위한 체험을 개인적으로 시도했다. 비진학 예정자들은 취업과 직업 선정을 위한 체험활동을 스스로 선택했다.

■ 현재의 삶과 혁신고등학교 경험의 연결성
대학 진학자들은 전공 학업 수준을 유지하거나 진로를 정하기 위해 고심했고, 휴학을 하고 직업 관련 경험을 하기도 했으며, 졸업 후 취업한 경우도 있었다. 비진학자들은 직장생활을 하거나 시행착오 속에서 나아갈 길을 탐색하고 있었다. 다수의 참여자들은 고등학교생활을 즐겁고 행복했던 시기로 기억했고, 교사 및 친구들과 활동하면서 내적 성장 및 성숙을 이뤘으며, 약화된 자존감을 회복하거나 진로 선택의 우회로를 발견한 시기로도 회상했다.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수업과 체험활동 등에 열정적으로 임했고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직접 경험을 통해 학습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그들은 인간관계에서 갖춰야 하는 면모를 익혔고, 의지에 따라 활동하고 판단하는 방식을 습득해 적용했다. 학교 수업과 활동들은 대학 진학예정자들의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입시도 뒷받침해 주었다.

학생들은 혁신고등학교 실천의 성과를 대학 진학 결과보다는 학교의 가치와 운영 원리에 비춰 평가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 혁신고등학교의 실천이 학생들의 존재와 삶에 있어 다양한 측면을 깨워 주고 변화를 보게 하는 일이며, 그러한 시도를 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보았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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