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데카메론’ 어떻게 써야 하나?
[기고] ‘신데카메론’ 어떻게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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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학창시절 읽었던 ‘데카메론’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은 중세 시대 창궐한 페스트 병을 피해 피렌체 교외 별장으로 피난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단테의 ‘신곡’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는 이 소설은 ‘자택격리’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세 청년과 일곱 숙녀가 10일에 걸쳐 나눈 100개의 에피소드를 담아 14세기 이탈리아 사회상을 잘 보여준다.

유·초·중·고 모든 재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새로운 형태의 교육현장의 모습을 새롭게 구성해 가고 있다. 이제 학교의 의미가 공간으로 규정되던 과거의 틀을 벗어야 할 때가 왔다. 학생과 교사가 교실을 공유하던 학습양태가 컴퓨터를 매개로 한 원격화상수업으로 대체됐다. 원격수업의 법적 근거도 초·중등교육법 제24조 ‘방송·통신수업’에 제시돼 있다.

코로나19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현장의 디지털화를 10년은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급작스레 시행한 온라인 개학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예기치 못한 문제들도 양산해낸다. 현재 콘텐츠 활용 중심 강의식 수업과 과제수행 중심 수업이 향후 원격교육기반이 되는 플랫폼을 갖춰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진행돼야 실효성 있는 수업이 가능할 것이다.

원격수업 인프라 구축 및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돌봄을 병행하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어려운 점이 많다. 집중 시간이 짧아 컴퓨터 앞에 앉혀놓기 어렵고 맞벌이 부부인 경우 학습참여 지원 차이로 인해 교육격차가 발생하고 다자녀 가정의 경우 정보화기기 부족 문제가 있다. 특히 스마트기기로 하루종일 수업을 듣는 것은 학생들의 눈 건강에도 좋지 않아 제대로 된 기기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언론에 인터넷망이 연결되지 않는 반지하에 살고 있는 대학생이 온라인수업에 출석하지 못하는 형편을 알고 강사가 카페 이용비를 송금해 준 미담이 보도됐다. 도내 학생 중 저소득층 정보화지원사업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지원이 가능하지만 지원이 배제된 차상위 계층, 부모의 실직으로 인한 위기가정 등 사각지대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 다문화 가정 학생이나 장애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에도 주목해야 한다.

사실 원격수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평가영역이다. 교육부에서는 수업평가를 출석수업 재개 이후 실시로 제시했다. 만약 등교개학이 계속 미뤄지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평가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행평가로 대체할 경우 공정성 시비, 대학입시를 코앞에 둔 고3 학생들의 성적 처리는 어찌할 것인지 해결할 사안이 산적해 있다.

페스트나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상사를 멈추게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모든 영역이 멈춰선 지금 우리는 어디론가 피해야 하고 또 새로운 데카메론을 써 내려가야 한다. 새로운 변화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질적 변환을 전제하기 때문에 장애물도 있지만, 한 발자국씩 내 디뎌야 한다. ‘신데카메론’은 제2의 코로나19 대비책이 되기 때문이다.

천영미 경기도의회 제1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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